세계1위 배터리업체 中CATL서 '100일 과로계획' 논란…직원 반발

주 6일·하루 13시간 '896 근무제' 요구…반대 분위기 속 이직자도 나와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 [신화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세계 1위 배터리업체로 올라선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직원들에게 주 6일·하루 13시간 '100일 간의 과로' 근무를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과 계면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소셜미디어들에서는 전날 "CATL이 '896 업무제'를 실행한다"는 주제가 인기 검색어 목록에 올라왔다.

직원들에게 매일 오전 8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일하는 방식으로 100일 동안 '분투'하자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조치는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에는 CATL에서 작성한 것이라는 문서도 공유됐다.

여기에는 "최근 신에너지 승용차시장 보급률이 처음으로 50%를 넘겼지만, 시장 환경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경쟁도 치열해졌다"며 "조직이 부여한 임무를 더 잘 완수하기 위해 각 업무별 (목표) 달성을 가속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 달렸다.

CATL의 한 관계자는 "지난주 회사 컴퓨터 바탕화면이 '100일 분투'로 교체됐다"며 "회사 차원에서 통일적으로 문건을 발표한 것은 아니지만, 연구·개발 등 일부 부서 간부는 초과근무 공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CATL은 이전에는 '896 업무제'를 강제로 실시하지 않았으나 직원 업무 시간은 통상 이 수준이었다"며 과거에도 CATL이 직원들에게 납품 목표 등 회사 계획에 관한 동기를 부여하려고 '100일 분투'를 구호로 삼은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회사의 핵심인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초과근무와 직원 성과가 연동되니 초과근무 역시 밥 먹듯 벌어졌던 일"이라고 덧붙였다.

소셜미디어에 글을 쓴 CATL 직원 A씨는 "이전에 회사가 채택한 '896 업무제'는 강제 출퇴근이 아니었고 태도와 분위기에 무게를 둔 것이었다"며 "지금 직원들이 공지 받은 것은 오후 9시 전에는 갈 수 없고, 토요일에도 정상적으로 출퇴근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나와 동료들은 이번 '100일 분투' 호소에 모두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주변에는 이미 이 때문에 이직하는 동료도 생겼다"고 했다.

CATL은 글로벌 리튬이온배터리 시장 선두로 올라선 기업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은 전력 배터리 분야에서 7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차지했고, 작년 차량 설치량은 259GWh(기가와트시), 시장 점유율은 36.8%를 기록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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