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뭄' 미국·멕시코 '물 전쟁' 가나… '기후재난 분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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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물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 시간)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따라 흐르는 리오그란데강 유역 가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멕시코가 리오그란데강이 미국으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틀어막은 상황에서 최근 국경 일대에 이상 가뭄까지 이어지자 양국 간 물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다.
양국은 멕시코가 5년마다 리오그란데 강물 약 2조1,500억 리터(L)를 미국에 보내는 협약을 1944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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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그란데강 수량 공유협정' 분쟁 기폭제
미 하원 "물 안 보내면 예산 지원 차단" 주장
멕시코는 '국토 90% 가뭄'… 보낼 여력 없어
"멕시코와 미국 사이에 '물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 시간) 미국과 멕시코 국경을 따라 흐르는 리오그란데강 유역 가뭄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보도했다.
멕시코가 리오그란데강이 미국으로 흘러가지 못하도록 틀어막은 상황에서 최근 국경 일대에 이상 가뭄까지 이어지자 양국 간 물 갈등이 심각해진 것이다. 수자원을 둘러싼 미국과 멕시코 간 갈등은 외교 마찰로 번질 조짐이다.
난개발에 기후변화… 바뀌어버린 기상 공식
양국은 멕시코가 5년마다 리오그란데 강물 약 2조1,500억 리터(L)를 미국에 보내는 협약을 1944년 체결했다. 국경을 넘나드는 강의 활용을 두고 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당시 유량 및 가뭄 데이터에 기반해 수량을 공평하게 나눈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멕시코는 두 번의 주기(1992~1997년·1997~2002년) 모두 협정을 이행하지 않았다. 1994년 북미자유협정(NAFTA·나프타)이 체결되면서 멕시코 북부에 농장·공장이 급증한 결과다. 이후에도 양국은 30여 년간 공방을 주고받아 왔다.
게다가 최근 매년 반복된 이상 가뭄은 갈등의 기폭제 역할을 했다. 그나마 빗물에 의존해 농사를 지어온 미국 텍사스주(州) 농장들이 파산 직전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CNN은 "농업 용수를 공급하는 저수지 저수율이 이달 중순 9.9%까지 떨어졌다"며 "(이전부터 서서히 규모를 줄여 오던) 설탕 농장 역시 지난 2월 마지막 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기우제식 구상 안돼… 모두 패자 될 것"
이런 탓에 미국 연방의회까지 나서서 양국 정부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모니카 데라 크루즈 연방하원의원(공화당·텍사스)은 최근 2025년도 하원 예산 법안에 '물 협정을 이행하기 전까지 멕시코에 대한 지원을 보류한다'는 문구를 추가하도록 의회를 설득하고 있다. "'물 빚'을 갚지 않는 한 어떤 자금 지원도 받을 자격이 없다"는 취지다. 테드 크루즈·존 코닌 상원의원(공화·텍사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그럼에도 멕시코가 강물을 흘려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멕시코도 이미 국토 90%가 가뭄에 시달리는 비상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리오그란데강과 접한 북부 치와와주에서는 2020년 멕시코 정부가 협약 이행을 위해 댐을 개방하려다가 폭동이 일어나 여성 1명이 숨지기까지 했다.
양국은 협약을 관리하는 국제경계수위원회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 비가 와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길 바라는 '기우제식' 구상으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취지다. 비에니 루에다 미국 미시간대 교수는 "결국 공공의 적은 기후위기"라며 "(극단 대립으로는) 어느 누구도 승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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