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훌쩍, '인사이드 아웃2'가 우리들의 속을 뒤집어 놓은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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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00만 관객을 훌쩍 넘겼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이 여기저기 훌쩍이는 광경이 펼쳐지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 이야기다. 인사이드>
1편에서 라일리가 새로운 학교로 이주해 겪게 되는 기쁨과 슬픔, 또 때론 버럭하고 때론 까칠하게 굴며 때론 소심해하던 그 감정들을 이른바 감정 콘트롤 본부의 감정 캐릭터들의 모험담으로 그려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인사이드 아웃'이 2편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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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의 그래서 우리는] 벌써 200만 관객을 훌쩍 넘겼다. 대중들의 반응도 뜨겁다. 애니메이션이지만 어른들이 여기저기 훌쩍이는 광경이 펼쳐지는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 이야기다. 1편에서 라일리가 새로운 학교로 이주해 겪게 되는 기쁨과 슬픔, 또 때론 버럭하고 때론 까칠하게 굴며 때론 소심해하던 그 감정들을 이른바 감정 콘트롤 본부의 감정 캐릭터들의 모험담으로 그려내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던 '인사이드 아웃'이 2편로 돌아왔다. 시즌2는 이제 사춘기에 들어선 라일리의 이야기다.
성장한 만큼 감정들도 다양해졌다. 기존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감정 캐릭터들과 더불어 새로운 감정들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 합류했다. 이건 사춘기 소녀가 겪게 되는 타인과의 관계나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갖게 되는 감정 같은 것들이 더해진 것이다. 1편에서 감정들의 리더가 기쁨이었다면, 2편에서의 리더는 불안이다. 굳이 이 작품이 불안을 리더로 세운 건, 사춘기 시절에 이 감정이 만들어내는 성장과 좌절이 두드러지기 때문일 게다.
먼저 불안은 그리 부정적인 역할만 가진 감정은 아니라는 게 이 작품이 보여주는 전제다. 불안은 미래를 예측하게 만들고, 이에 대비하게 해준다. 자신이 동경하는 고등학교 명문 하키팀에 들어가고 싶어하는 라일리는 그 기회를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시험대에서 혹여나 떨어질까 불안해하고 그래서 자신을 푸쉬하며, 친했던 친구들을 챙기기보다는 자신의 성취를 위해 배신이나 금기를 넘는 행위 같은 부정적인 일들도 저지른다.
그 라일리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새롭게 등장한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라는 감정들이 기존 감정들인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을 멀리 보내버리고 감정 콘트롤 본부를 장악하고는 폭주를 시작한다. 그 리더는 바로 불안이다. 불안은 기존 감정들이 만들어낸 '나는 좋은 사람이야'라는 자아 또한 멀리 보내버리고, 보다 경쟁적인 새로운 자아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그 자아가 하는 말은 이것이다. '난 아직 부족해.'
불안이나 부러움 같은 감정들은 그 인물을 성장시키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것이 과도해질 때 문제가 발생한다. 불안이 과도해지면 본인이 갖고 있던 자아조차 잠식해버리게 되고, 부러움이 과해지면 현재의 자신과의 괴리 사이에서 엉뚱한 행동들을 선택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 결국 불안이라는 감정의 폭주로 인해 패닉 상태에 이른 라일리가 결국 그 모든 감정들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안정되어가는 과정은 우리에게 커다란 위로와 감동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이 작품이 끄집어낸 불안과 부러움의 감정이 만들어내는 사건들은 특히 개발시대를 거쳐 경쟁적인 삶을 내재하게 된 우리들에게 남다른 느낌을 주는 게 사실이다. 결국 우리를 그토록 치열한 경쟁 속으로 밀어넣은 건, 미래에 대한 불안과 더 잘 사는 나라에 대한 부러움 같은 집단적인 감정들이 내재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짧은 시기에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는 압축성장을 이뤘지만, 여전히 관성대로 움직이는 이 불안과 부러움의 기제들이 현재 우리가 하루하루 마주하고 있는 힘겨움의 이유가 아닐까.
그래서 <인사이드 아웃2>는 작품의 서사로만 보면 1편만큼의 독창성을 가졌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우리들에게는 오히려 더 감정적인 울림을 주는 작품인 건 분명해 보인다. 우리가 매일 살아가며 마주하고 있는 그 치열함의 정체를 그 속을 뒤집어 보여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의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감정들이 이 치열한 삶 속에서 얼마나 애쓰고 서로를 다독이고 있는가를 확인하는 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영화 <인사이드 아웃2>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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