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흥행 부진·기시감? 넘어야 할 산이자 숙제”[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6. 1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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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중심의 ‘하이재킹’, 숭고한 분위기 속 촬영”
“첫 조카 신기해..50전엔 결혼하고파”
‘하이재키’으로 돌아온 하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배우 하정우(46)가 ‘비공식작전’과 ‘1947 보스톤’에 이어 또 한 번 재난물로 돌아왔다. 역대급 고군분투한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을 통해서다.

‘하이재킹’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하정우를 만났다. “또 재난물, 엄청 고생하셨네요”라고 인사를 건네니, 하정우는 “재난물을 고집하면서 선택한 건 아니고 누구와 함께하느냐를 중시하다보니 이렇게 됐다. 기시감을 느끼셨다면 다음에는 느끼지 못하시게 하는 게 나의 과제이고 숙제”라고 말했다.

하정우는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밌었다. 실화라는 것도 놀라웠고, 이 친구가 무슨 목적으로 비행기를 납치했을까도 컸다. 전체 시나리오에는 좀 더 상세한 내용이 있었지만, 편집 과정에서 많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별개로) 기시감은 배우로서 계속 넘어야 할 산”이라며 “작품의 필모그래피가 쌓이다 보면 그 배우가 그전에 보여준 이미지라든지, 어떻게 하면 거기서 벗어나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어쩌면 평생 안고 갈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드 니로 형, 알 파치노 형도 겪어 온 문제예요. 드 니로가 쓴 책을 보면 나이 먹고 좋은 작품이 쌓이고 하면서 반복되는 캐릭터 문제로 고민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이 많이 있어요. 저 역시 앞으로 넘어야 할 산,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어요. 새로운 이야기를 찾아내는 게 좋은 방법의 하나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기시감은 배우로 계속 넘어야 할 산”이라는 하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로 실제 1971년 발생했던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1987’ ‘백두산’ ‘아수라’ 등에서 조연출을 맡았던 김성한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그는 “극이 흘러가는 속도나 서사 면에서 인물보다는 사건의 비중이 훨씬 큰 작품”이라며 “인물을 표현해낼 여유 공간이 적어 밋밋해질 수도 있었지만, 극의 속도와 힘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그 흐름에 맡겼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는 앙상블이 중요하다. 이번 작품은 특히 더 그랬다. 나 혼자 아무리 뛰어다녀봤자 상대 배우들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긋나는 부분이 많은데, 같은 세트에서 전 회차 출, 퇴근하면서 촬영했기 때문에 리허설 할 수 있는 여건들이 좋았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바이오리듬도, 감성도 다르고 한데 오늘 뒤처져 있고 다운되어 있는 누군가가 있으면 리허설로 끌어올려 타이트하게 만들기도 했다. 60명 가까운 배우들과 리허설을 하다 보니 다른 작품들보다 많이 걸렸던 것 같다. 뒤에 앉아있는 분들은 리액션만 하면 됐는데, 새벽 4~5시쯤 와서 리허설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분들이 숨죽이고 기다리고 있는 분위기가 숭고한 느낌이었다. 장난 치면 안 되는 분위기였다”고 돌아봤다.

하정우는 특히 “연극 무대나 저예산 영화에서 활동하는 기라성 같은 분들이 하정우 어떻게 연기하나 쳐다보고 있으니깐 허투루 할 수 없었다”며 “굉장히 연기 시험 보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더불어 “그 분위기가 결과적으로는 좋았다”며 “기본에 충실했다고 표현한게 나도 어릴 때 연극 무대로 처음 시작했는데 연습실에서 연습하는 마음으로 매일 출근했다. 모두가 웃음기 빼고 임했다”고 떠올렸다.

◆ “조카 생기니 신기…결혼 생각 턱밑까지”
조카 이야기에 눈을 반짝인 하정우. 사진|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
최근 제수씨인 배우 황보라가 출산, 조카가 생긴 하정우는 “조카를 얼마 전에 보러 갔다”며 “새로운 경험”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앞서 황보라는 ‘아주버님’인 하정우가 아이 오덕이(태명)의 이름을 지어 줬는데 다 마음에 안 든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하정우는 이에 “김지홍, 김유원 이런 이름 몇 개 줬다”며 “다 싫다길래 느낌 있게 김일성으로 가라. 둘째는 김정일하고, 획을 그어보자고 했다. 아니면 김순신, 김종대왕, 김두한... 끝없이 장난을 쳤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최근 정재형의 유튜브 예능 ‘요정재형’에 출연해 동생 김영훈, 황보라 부부의 출산과 행복을 지켜보며 자신 역시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이루는 평범한 삶을 꿈꾸고 있다고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카가 생기니 너무 신기하다. 이제는 나도 결혼해서 애를 낳아야겠다는 생각이 턱밑까지 올라왔다. 50 전에는 (결혼을) 해야겠다. 이제 4년 남았다”며 웃었다.

“(여러모로) 참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이에요. 내가 주연 배우로서 무엇을 해야할까 늘 생각하는데 딱히 뾰족한 것도 없고요. 하던 대로, 관성이라기보다는 제작진과 깨어있는 마음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고, 지금 세상 돌아가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둘러보는 게 최선이겠다 생각해요.”

영화 ‘하이재킹’은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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