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혁, 또 당신입니까"... `구매 욕구` 생기는 화려한 효과 라이엇, 페이커 헌정 스킨 공개

김영욱 2024. 6. 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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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불멸의 전설 아리' 스킨 사용기
페이커가 직접 각종 콘텐츠 제작 참여
인게임중 구조물에 '페이커 사인' 노출
최고의 선수 상징성, 50만원에도 인기
비싼값에 "선수팔이 하는 거냐" 의견도
불멸의 전설 아리 스플래시 아트. 라이엇 게임즈 제공
구조물을 파괴하면 페이커 선수 사인이 남게 된다. 김영욱 기자
시그니처 불멸의 전설 컬렉션 스킨을 구매하면 게임 시작 당시 챔피언 아리 조각상과 벽화를 구경할 수 있다. 김영욱 기자
전설의 전당 초대 헌액자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제공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롤)' 이스포츠의 대명사인 T1 이상혁(페이커) 선수를 위한 스킨과 각종 콘텐츠를 제작했다. 페이커 선수의 업적뿐만 아니라 게임 외적으로도 롤 이스포츠를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했기 때문이다. 타 스포츠에서 볼 수 없는 '현역 선수 명예의 전당'이지만 페이커이기에 모든 이가 납득했다. 오히려 '페이커'라 첫번째가 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화려한 선수 경력… '게임도' 잘하는 페이커

라이엇 게임즈는 스포츠, 예술 등 분야에서 위대한 업적을 남기고 존경받을 사람을 기념하기 위한 '명예의 전당'을 본따 '리그 오브 레전드' 선수들의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면서 업적을 기리는 '전설의 전당'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전설의 전당 헌액 기념으로 지난 16일까지 서울 중구에 '페이커 신전'을 열었다. "대상혁"을 연호하는 이 신전은 팬들이 아는 각종 밈을 녹여냈다. 오랜 시간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을 만큼 사람이 몰렸다.

전설의 전당 첫 선수로는 T1 소속의 페이커 선수가 선정됐다. 페이커 선수는 국내 리그 LCK 10회 우승,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 2회 우승, 월즈(월드 챔피언십) 4회 우승 등 누구도 흉내 내기 힘든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페이커는 '게임만' 잘하는 게 아니라 '게임도' 잘하는 선수다. '유퀴즈 온 더 블록', '아는형님'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롤'은 몰라도 '페이커'는 들어봤다고 할 정도다. 페이커에 대한 관심은 롤 이스포츠 산업이 더 많은 관심 받는 계기가 됐다. 기부도 꾸준히 해오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작년 12월 연말을 맞아 사랑의열매에 3000만원을 기부했고 지난 3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유니캐스터로 임명됐다. 지난 4월 '유니캐스터' 이상혁이 직접 참여한 '페이커 패키지 캠페인'에는 하루 만에 기부금 1억원이 모였다.

2023년 월즈 우승 이후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전 세계 스포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명 중 1명으로 페이커를 선정하고, 온라인판 기사에서 그의 사진을 한 가운데 배치했다. 중국 언론에서는 페이커 선수를 BTS, 손흥민, 봉준호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꼽기도 했다.

◇게임 안에 '페이커' 남는다… 이색적 장면 연출

라이엇 게임즈는 페이커의 대표 챔피언 '아리', '르블랑'과 관련한 특별 스킨이 포함된 유료 상품 4종을 내놨다. '떠오른 전설 르블랑' 스킨이 포함된 이벤트 패스, '떠오른 전설 아리', '불멸의 전설 아리' 스킨을 획득할 수 있는 3종의 컬렉션 등으로 구성됐다.

페이커가 제작에 참여한 가운데 선수의 시그니처 포즈와 팬들이 아는 각종 요소들이 담겼다. 페이커 선수가 유튜브 콘텐츠 '티레블러'에서 춤췄던 가수 비의 '깡' 춤을 '아리'가 추는 것을 볼 수 있다. 새롭게 출시된 아이콘과 감정 표현은 선수 별명인 '불사대마왕'을 상징하는 요소를 더했다.

특히 '시그니처 불멸의 전설 컬렉션'을 구매한 이용자가 '불멸의 전설 아리' 스킨을 끼고 게임 속 구조물을 마무리하면 '페이커 사인'이 구조물에 남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된다.

기자는 페이커 선수의 팬이자 아리, 르블랑을 자주 플레이하는 게임 이용자로서 참지 못하고 충동 구매를 했다. '시그니처 불멸의 전설 컬렉션'을 판매 당일 새벽부터 게임에 접속해 구매했다. 50만원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45만원대로 가격이 책정됐다. 당시 네이버페이 이벤트를 활용해 보다 저렴하게 구매했다.

만족도는 '최상'이다. 신규 스킨 3종 모두 이펙트 효과가 다른 스킨들에 비해 뛰어나고 모션이 부드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돈을 쓰면 강해지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처럼 비싼 스킨을 쓴다고 해서 게임 실력이 더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 스킨은 '잘해지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과거보다 스킬 적중률이 높아졌고 솔로랭크 승률도 높아졌다. 스킨을 직접 사용한 다른 이용자들도 다른 스킨들에 비해 부드럽고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더욱이 헌액 스킨 중 '불멸의 전설 아리'를 쓰면 게임 속에 배치된 각종 숭배 요소를 만날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하고 특정 요소를 누르면 아리 조각상과 벽화를 만나볼 수 있다.

한 명만 구매하면 같은 팀원들도 구경할 수 있는데 솔로랭크를 플레이할 때마다 이용자들은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돈값 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시그니처 불멸의 전설 컬렉션'은 스킨 중에서도 비싼 편에 속한다. 스킨 6개 등을 포함한 '월즈 우승팀' 스킨 번들도 '페이커 스킨'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만족도가 높은 것은 페이커 선수가 갖고 있는 상징성이 크고 페이커 팬들에게 추억을 회상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함께 출시된 '이벤트 패스'는 페이커 선수의 일대기를 담았는데 특정 레벨에 도달할 때마다 페이커 선수의 과거 시절 플레이 영상이 나온다. 가장 비싼 컬렉션을 구매하면 이벤트 패스가 한번에 완료되면서 페이커 팬이라면 모를 수 없는 장면들이 지나간다.

◇"너무 비싼 스킨, 선수 팔이" VS "팬이라면 충분히 구매"

페이커 전설의 전당 헌액 기념 스킨은 뜻깊은 의미가 있지만, 비싼 가격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50만원이란 가격이 알려지면서 이벤트보다 '가격'에 초점이 맞춰졌고, 이용자들은 '상징성'과 '형평성' 등에서 입장이 갈렸다.

'상징성'을 주장하는 이용자 측은 '전설의 전당'에 주목한다. 페이커 선수가 11년간 걸어온 길에 대해 게임사가 직접 감사를 표시한 만큼 의미가 깊다는 것이다. 또한 '시그니처 불멸의 전설 컬렉션' 외 다른 상품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니 '스킨'만 원하는 이들은 다른 상품을 사면 된다는 의견이다. '떠오른 전설 르블랑' 스킨은 2만원, '떠오른 전설 아리' 스킨은 3만원, '불멸의 전설 아리'는 30만원대 가격으로 책정됐다. 이들은 상징성에 주목하면서 제일 비싼 컬렉션이 '명품화'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는다.

'형평성'을 주장하는 이들은 다른 선수들도 헌액이 될텐데 페이커 선수와 동일한 가격으로 상품이 구성되면 구매할 이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욱이 페이커 선수만 비싸게 파는 것은 상징성 뒤에 숨어 선수 팔이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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