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냐 원희룡이냐…친윤, 한동훈 '대항마' 고심
특정 당권주자 지원 사격 가능성에 무게 실려
공개 지지는 부담…김재섭 "당 망친 사람들" 일침도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친윤(친윤석열)계가 새 여당 사령탑을 뽑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견제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조를 흔들기 위한 발언도 이어지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대항마를 찾기 위한 물밑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친윤 인사인 유상범 의원은 18일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대한' 기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일반적으로 항상 적극적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을 돌이켜 보면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과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을 했는데 그 당시 홍 시장이 3%에서 시작했다"며 "그러나 마지막에 여론조사에서 역전하고 굉장히 경합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유력한 것이 맞고 어대한이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한 달간의 과정 속에서 어떻게 될지는 경선하는 분들의 역할과 그 과정 속에서 당원들, 국민들에게 어떤 식으로 어필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생길 수 있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현재 구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보느냐'는 취지로 묻자 "변화의 가능성은 항상 열어놓고 생각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조정훈 의원은 같은 날 오전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동훈 아니면 절대 안 된다'고 여론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은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총선에서 패배한 분들도 다시 나와서 당을 이끌겠다고 주장하고 계시지 않나"라고 쏘아붙였다.
또한 "우리가 총선 패배를 처절하게 당했는데 어떻게 다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만들 수 있을지, 다양한 의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다 나와서 시끌벅적한 전당대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이 "('어대한'은) 당원의 의사결정권을 모욕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펼친 것과 비슷한 취지의 발언들로 해석된다.
이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이라며 "선거의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친윤계가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견제구를 던지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내세울 후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친윤 의원이 직접 당대표 후보로 나서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이에 현재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가운데 한명을 지원 사격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후보군은 나경원·윤상현·김재섭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의원 등인데, 이들이 대부분 비윤(비윤석열)계 인사이기 때문에 주류 세력을 등에 업을 경우 판세를 흔들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당대표 선출은 당원투표 80%와 일반여론조사 20%를 반영하게 된다. 이러면 TK(대구·경북) 주류 세력의 표 결집을 무시할 수 없다. 이는 전당대회 룰 개정을 두고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계가 장외 신경전을 벌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친윤계가 나 의원과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기류도 읽힌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퍼진 이른바 '나-이 연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친윤인 이철규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고 비명인 나 의원은 당대표를 맡아 균형을 맞추겠다는 구상이었지만, 이 의원의 불출마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나 의원은 전날 'CBS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러한 관측에 대해 "친윤계 지지든 비윤계 지지든 반윤계 지지든 출마를 하면 어떤 표든 마다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파에 줄 서지 않는 사람이기 때문에 특정 계파하고 손잡고 가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원 전 장관도 당권주자로 거론되지만 총선 이후 별다른 메시지 없이 잠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친윤계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원 전 장관 측은 뉴시스에 "출마와 관련된 논의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다만 친윤계에서는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미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기류도 읽힌다. 친윤 후보라는 타이틀이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탓이다.
실제로 나 의원은 앞서 '나-이 연대'에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소장파 당권주자로 불리는 김재섭 의원은 "친윤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친 사람들을 개혁하는 게 제 정치적 소임이지 그분들의 지원을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 친윤계 중진은 통화에서 "서로 화합하고 소통하면서 정부와도 의견을 잘 조율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것이지 누가 선수로 뛸 것인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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