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이재명 '언론 왜 보호받나' 여의도 대통령 다운 말본새"

조현호 기자 2024. 6. 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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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애완견" 반발 확산, 채널A 앵커 "언론에 화풀이"
유상범 "민주당 무비판 언론, 민주당 애완견이냐"
MBC 출신 한준호 "언론 향해 할 수 있는 비판"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윤정호 TV조선 앵커가 17일 뉴스9 앵커칼럼 오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인이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고 한 발언을 두고 여의도 대통령다운 말본새 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TV조선 뉴스9 영상 갈무리

언론이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주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에서 '언론학 용어'라며 연일 두둔한 것을 두고 몇몇 방송도 비판을 이어갔다. TV조선 앵커는 이 대표가 '여러분들은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고 한 발언을 두고 “여의도 대통령다운 말본새”라며 “이재명 대표에 보호해달라고 한 적도 없고 할 생각이 없다”고 비판했다. 채널A 앵커도 “언론에 화풀이 하지 말라”고 했고,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또다른 형태의 입틀막”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를 연상시킨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MBC 출신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가 언론에 할 수 있는 비판을 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17일 저녁 '뉴스9' '앵커칼럼 오늘' <이재명의 언론 본색>에서 이 대표가 언론이 검찰의 애완견처럼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고 한 것을 두고 “'이제 너희는 보호받기 힘들다'는 협박”이라며 “기자들이 어떤 보호를 받고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 이른바 '여의도 대통령' 다운 말본새”라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이화영 사건 유죄 선고로 이 대표 심기가 편치는 않겠다”며 “그런데 재판부에겐 일언반구 없이 느닷없는 언론을 걸고 넘어졌다”고 말했다. 윤 앵커는 “유리한 보도는 진실이고, 불리한 보도는 소설이라는 게 이 대표의 언론관인가”라며 “불리한 질문이 나오면 생방송도 끊어버렸던 본새처럼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2018년 경기도지사 당선 직후 JTBC 등과 생방송 도중에 이어폰을 뽑고 방송을 중단한 일을 뜻한다. 윤 앵커는 “이 대표가 '기자들을 보호할 이유가 없다'는 말을 어떤 행동으로 옮길지 궁금하다”며 “보호해달라고 한 적도 없고, 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최민식 TV조선 기자는 이날 '뉴스9' 스튜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언론은 검찰 애완견' 발언을 학계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해명한 것을 두고 “비판기능을 상실한 언론을 '랩독', 무릎 위에 얌전히 앉아있는 '애완견'이란 표현으로 쓰이는 건 맞는다”면서도 “야당 대표가 공개적인 자리에서 특정 언론 보도에 대해 반박하는 게 아니라 사실상 언론 전체를 향해 '애완견'이라 한 건 일종의 '언론 혐오 발언'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비판했다. 최 기자는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를 쓴 언론을 문제삼은 건,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CNN과 뉴욕타임스에 '랩독', '가짜뉴스' 등의 비난을 퍼부은 사례를 들었다.

최 기자는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한 당내 분석을 두고 “내부적으론 어찌됐건 언론이 그동안 잘 다루지 않았던 '안부수 판결문'과 국정원 문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윤정호 앵커는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면서도 “차기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의 언론관으로선 상당히 위태로워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도 같은날 '뉴스A'의 '앵커의 마침표' 코너 <번지 틀린 언론 탓>에서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 왜 언론이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냐는 건데, 1심 판결에 승복하지 못 하면 2심 판결에서 바로잡으면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동 앵커는 “판결과 상관없는 언론에 화풀이하지 말고, 근거를 가지고 법정에서 다투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가 17일 저녁 뉴스A 앵커의 마침표에서 이재명 대표의 언론 검찰애완견 발언에 언론에 화풀이하지말고 법정에서 다투라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채널A 뉴스A 영상 갈무리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대표가) 애완견을 비교한 것은 또 다른 형태의 입틀막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든다”며 “자기에게 불리한 상황들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또 다른 형태의 강압과 압박이 아니냐라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이 하는 얘기면 비판 없이 해 주는 여러 언론도 있지 않느냐. 그러면 그거는 애완견이 맞지 않겠느냐”며 “나를 지지하지 않고 비판하는 기사는 내 적이다, 그러니까 그 공격을 하는 언론관 자체가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언론학 용어라면서 최고 존엄 수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형수 쌍욕도 언론학 용어라고 주장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성 사무총장은 △2018년 6월 경기지사 당선 인터뷰시 사생활 관련 질문시 '딴 얘기 하면 끊어버릴 거야, 예의가 없어'라며 국민들 앞에서 일방적으로 인터뷰를 중단시킨 사례 △2021년 충북 기자간담회에서 고의적 악의적 가짜뉴스를 내면 언론사를 망하게 해야 한다고 한 사례를 들어 “언론에 대한 협박성 발언을 일삼았다”며 “정치인 이재명 대표에게 언론이란 무엇인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18일 오전 YTN 라디오 '뉴스화이팅 배승희입니다'에 출연해 “모든 언론을 상대방에 위치시켜 놓고 비판을 한 거고, 표현도 당대표나 정치 지도자가 하는 표현으로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며 “특히 '애완견이라는 표현이 애완견에 대한 모독'이라고 한 것(양문석 의원 발언)은 이 대표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지원 사격 같았다”고 지적했다.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기자연합회가 이 대표와 양 의원, 노종면 의원과 최민희 의원을 향해 '과도한 망언을 사과하라'고 성명을 낸 것을 두고도 최 전 수석은 “그렇게 할 만하다”며 “검찰 발표를 보도한 것 자체를 문제제기한 것은 과도하다”고 답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오전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언론 애완견 발언을 할 수 있는 비판으로 본다고 두둔하고 있다. 사진=BBS 아침저널 영상 갈무리

그러나 언론 출신 친명계 의원들은 여전히 이 대표 발언을 두둔했다. 언론개혁TF단장을 맡고 있는 MBC 아나운서 출신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오전 BBS 라디오 '함인경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게 이렇게 문제가 커질 사안인가”라며 “언론에 대한 할 수 있는 비판이라고 본다. 제4의 권력이라고 불리는 언론 자체가 견제받지 않고 지낼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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