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4년 만에 방북…포괄적 동반자 체결 가능성
[앵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4년 만에 오늘(18일) 평양을 찾습니다.
러시아 측은 푸틴 대통령에게 아주 바쁜 일주일이 될 거라고 예고하기도 했는데요.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봅니다.
최지원 기자.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어젯밤 공식 발표됐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동시에 발표했는데,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른 국빈방문이라고 짧게 보도했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오늘(18일) 극동지역 사하 공화국을 방문한 뒤 저녁 늦게 평양에 도착할 거라고 발표했는데요.
정상회담을 비롯한 본격적인 일정은 내일(19일) 소화한 후, 만 하루를 머물지 않고 바로 베트남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평양 땅을 밟습니다.
러시아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한 건 푸틴 대통령 본인이 방북했던 24년 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요.
그런 만큼 북한은 평양 곳곳에 성대한 환영행사를 벌일 준비를 마쳤습니다.
크렘린궁은 일정 중 비공식 회담에 많은 시간이 할애되어 있다고 발표했는데요.
특히 두 사람이 산책과 다도를 하는 동안 독대하면서 둘만의 밀담을 나눌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8년 남북의 도보다리 회담을 떠올리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친밀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앵커]
상당히 대대적인 환영행사가 있겠군요.
북러 정상이 실제로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예측해보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네, 러시아는 어제(17일) 북한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의 체결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단 건데요,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현재의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러시아와 북한의 양자관계 수준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문서가 2000년과 2001년에 나온 북러 선언 등 기존의 문서들을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층 밀착한 북러 관계를 문서화해 국제사회에 밀착 관계를 과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협력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아침 노동신문에 기고문을 싣고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 협력'과 '일방적인 비합법적 제한 조치 반대' 등을 주로 언급했습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금융제재를 받는 러시아와 북한이 미국 중심의 국제 금융시스템과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자체적으로 무역·결제 시스템을 갖추자는 의미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북러가 관계를 격상하더라도 지난 96년 폐기된 '유사 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문자 그대로 부활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와 유사한 수준의 조항을 되살리거나, 물밑으로 실질적 군사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 정부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아무래도 북러 간의 구체적인 군사협력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방북 전부터 우리 정부는 '유사 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 부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장호진 안보실장은 러시아에 '선 넘지 말라'는 경고성 소통을 했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 러시아에 남과 북 중 어느 쪽이 더 필요할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는데요.
우리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방북 결과를 보고 필요한 대응을 구상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서울에서 한중 외교부와 국방부 고위급이 참석하는 외교안보대화가 열립니다.
양측은 이번 회동에서 양국 관계는 물론,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포함한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관측되는데, 북러 회담을 견제하는 의미도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보도국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최지원 기자 (jiwoner@yna.co.kr)
#푸틴 #방북 #북러밀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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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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