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압력 어머니 살해·방치한 아들…출소 후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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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압력을 넣은 어머니를 살해하고 방치한 아들이 형기를 마치고 심정을 고백했다.
17일 tvN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는 지난 201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앞두고 고3 수험생이었던 아들 강준수(가명·체포 당시 18) 씨가 안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사망하게 한 뒤 시신과 8개월간 동거한 사건을 다뤘다.
강 씨는 "어머니가 너 아빠한테 복수해야 된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 공부도 싫어졌고, 외고 입시에도 떨어졌다. 그때부터 매가 7번 아이언 골프채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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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조작 들킬까봐 모친 살해…"죽기 싫었다"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입시 압력을 넣은 어머니를 살해하고 방치한 아들이 형기를 마치고 심정을 고백했다.
17일 tvN ‘이 말은 꼭 하고 싶었어요’는 지난 2011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앞두고 고3 수험생이었던 아들 강준수(가명·체포 당시 18) 씨가 안방에서 자고 있던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사망하게 한 뒤 시신과 8개월간 동거한 사건을 다뤘다.
사건 가해자 강 씨는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어머니의 입시 압력이 심해졌다고 밝혔다. 성적이 떨어지면 모친이 밥을 주지 않았고, 엎드려뻗친 상태에서 야구방망이나 골프채로 엉덩이를 맞았다고 토로했다.
강 씨는 “중 1때 첫 시험에서 전교 2등을 했다. 기쁜 마음으로 소식을 전했는데 혼나면서 맞았다. 전교 2등으로 만족했다고, 올라갈 생각을 해야지 하시더라. 약간 억울했다”며 “다음 시험에서 1등을 해서 기쁘게 갔다. ‘전국 중학교가 5000개인데 넌 5000등으로 만족할 거냐’고 또 혼났다”고 말했다.
또 “어렸을 때 종아리를 회초리로 맞았다. 맞는 매가 변했다. 초4 때는 알루미늄 노가 찌그러지도록 맞았고, 5~6학년 때는 대걸레 봉으로 맞았다. 중학교 때는 나무로 된 야구 배트로 맞았다”며 “아버지가 집에 오면 (체벌이) 멈춰서 ‘언제 들어오시나’ 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
아울러 “준비하라고 하면 바지를 갈아입었다. 맞을 때 입는 바지가 있었다. 엉덩이 부분이 피로 절여졌는데, 피 나면 빨아야 하는 게 감당이 안 돼서 빨지도 않고 계속 그걸 입고 맞았다”며 “기대고 자고, 엎드려서 자다 걸리면 혼났다. 시간을 재서 40분에 한 번씩 정산하듯이 맞았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별거 중이었던 강 씨의 아버지가 외도로 다른 여자와 살림을 차리자, 어머니의 공부 집착이 더욱 심해졌다. 강 씨는 “어머니가 너 아빠한테 복수해야 된다고 말했다. 어느 순간 공부도 싫어졌고, 외고 입시에도 떨어졌다. 그때부터 매가 7번 아이언 골프채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자포자기한 강 씨는 성적표를 위조하기 시작했고, 학부모 입시 상담 날짜를 알게 된 날 범행에 이르렀다. 강 씨는 “사건 당일 밤새 9시간 동안 골프채로 몇백대를 맞은 뒤 고통을 참고 의자에 앉았다. 탁상 달력에 적힌 학부모 입시 상담 날을 보고 엄마한테 맞아 죽겠구나 싶었다. 너무 무서웠고 그다음으로 죽기 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했다.
이어 “(어머니를 살해하고) 사람 같지 않게 살았다. 어머니를 옮긴다거나 숨긴다는 생각은 안 했다. 처음에는 (안방) 문도 안 닫았는데 시간이 지나 냄새가 나서 문을 닫고 거실 불을 켜고 살았다. 죄책감이 컸다”고 했다.
강 씨는 사건 13년 만에 심정도 밝혔다. 먼저 그는 “우선 비난하는 분들이 있으실 거라는 생각이 확실히 있다. ‘잘 전달될 수 있을까?’하는 염려가 조금 있다”고 운을 뗐다.
더불어 “어머니는 최고의 사랑을 주신 거다. 인생을 갈아 넣어서 저를 키워주셨다. 이제야 해석되는 건 어머니께서 점점 더 불안하고 두려워지셨다는 거다”라며“ 어머니께 내가 아니어도 어머니는 대단하고, 귀한 사람이고,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위로해 드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 만약에 돌아갈 수 있다면, 어머니께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눈물을 쏟았다.
강 씨는 징역 단기 3년, 장기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015년 출소한 그는 결혼해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그는 언젠가 두 아이에게 모든 걸 털어놓겠다고 했다. 강 씨는 “기도하기도 하고, 각오도 하고 있다. 혹시라도 지금 열여덟의 저와 같은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부디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람으로 카메라 앞에 섰다”고 했다.
김형일 (ktripod4@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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