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위기의 기로, 제약·바이오가 찾는 인재는? [전지적 헤드헌터 시점]
제약·바이오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가장 많은 변화를 겪으며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기업 유형별로 좀 더 살펴보면 글로벌 제약사들은 주력 상품을 만성질환 제품(Primary Care Products)에서 항암제나 희귀 의약품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이나 유망 파이프라인을 가진 회사와의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이 과정에서 인력 구조를 개선하기도 한다.
한편 국내 제약사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 및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으며, 바이오벤처는 임상이 일정 단계에 도달하면 기술수출로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제약·바이오산업의 채용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외국계 제약사 합격 조건? ‘의학 전문성 가진 경력직’
2010년대 초반까지 대형 외국계 제약사들은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 제품에 집중했지만, 특허 만료와 복제약(Generic)의 출현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항암제, 희귀 및 스페셜티(Specialty) 의약품으로 전환했다. 이에 의학 전문성과 과학적 지식을 갖춘 의학부서(Medical Affairs) 인력 충원이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특히 의학 전문성을 갖춘 인력은 영업 효과도 높여 수요가 더욱 급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대면 만남이 주를 이루던 영업직 수가 대폭 감소했다. 대신 온라인 세미나 등 짧은 시간 많은 의사에게 임상 데이터를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해졌고, 그 역할을 의학부서에서 담당하고 있다.
또한 기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커머셜 엑셀런스(Commercial Excellence) 부서와 제품 도입 및 국내 제약사와의 협업을 모색하는 사업 개발(Business Development, Alliance) 부서의 채용도 중요해졌다.
다만 글로벌 기업 대다수는 본사 제품을 들여오는 구조이기에 직접적인 약품 생산 및 연구직 채용은 상대적으로 적다.
무엇보다 외국계 제약사들은 경력직을 선호한다. 빠르게 실적을 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신입을 육성하는데 필요한 시간과 인력에 한계가 있는 탓이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위한 RA(Regulatory Affairs)나 보험약가(Market Access·MA), 임상시험 담당(Clinical Research Associate·CRA) 등 전문 부서일수록 경력 없이는 지원하기 어렵다. 따라서 약사나 간호사, 의사 등 관련 자격증을 확보하거나 관련 업무 경험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국내 제약사가 원하는 인재? ‘해외 진출까지 고려한 글로벌 경쟁력’
과거 국내 제약사들은 기수 체제로 신입을 채용해 육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다 몇몇 회사가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하고 기술 수출로 급성장하면서 2010년대 초중반부터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인력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국내 대표 제약사인 C사는 글로벌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해 드라마틱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유명 회사인 H사는 비만·당뇨 치료제 등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며 조 단위의 매출 계약을 연속 달성했다.
특히 코로나19 후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 기회가 늘어나면서 이들 회사와의 협업 경험, 해외 개척을 위한 현지 시장의 이해도 및 외국어 능력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채용 역시 글로벌 사업 개발(Business Development)이나 해외영업부서(Overseas Sales/Business)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는 추세다.
무엇보다 국내 제약사도 해외 기업과 마찬가지로 현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인재를 선호한다. 그렇다고 신입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내 제약사는 여전히 신입 공채를 통해 지속적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기회의 폭이 넓다. 꼭 바이오·제약 관련 전공이 아니더라도 지원할 수 있으며, 관련 전공자라면 연구소나 임상부서 등 다양한 업무에 도전할 기회가 열려 있다.
바이오벤처가 원하는 인재? ‘신약 개발에 필요한 석박사 혹은 융합형’
과거 한국은 신약 개발 성공률이 낮고 그 기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제네릭 위주로 성장해왔다. 그러다 1세대 바이오 벤처가 상장하거나 큰 규모의 기술 수출에 성공하고, 해외에서 신약 개발 경험이 있는 인재가 늘어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게다가 정부의 바이오·제약산업 지원과 함께 투자까지 활성화돼 2010년대 후반부터 바이오벤처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며 투자가 위축되기도 했으나, 여전히 많은 벤처기업이 신약 개발의 잠재력을 믿고 연구와 임상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벤처는 이런 흐름에 맞춰 연구와 임상 분야 채용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들 분야에는 석·박사급의 숙련된 고급 인력이 필요하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 평균 10~15년이 걸리고, 1조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채용 기준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한편 디지털 대전환기(DX·Digital Transformation)에 맞춰 여러 바이오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헬스케어 스타트업도 등장하고 있어 데이터 분석력과 정보기술(IT) 활용 역량을 갖춘 융합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채용시장을 정리하자면 3가지 키워드로 표현할 수 있다. 의학 전문성, 글로벌 경쟁력, IT 역량. 여기에 현업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은 기업의 유형을 불문하고 두드러진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신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더해지면서 제약·바이오 분야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커리어 경험을 넓힐 기회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자 한다면 전문성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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