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병 7000원 '소주' 병째로 들고 마신다…베트남서 '불티' [현장+]

안혜원 2024. 6. 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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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100주년…비전 발표
베트남서 '글로벌 K위스키 기업' 선언
"소주 수출 3배로"
해외 공략 가속…'진로 대중화' 선언
17개 우선 공략국서 공격적 마케팅
베트남 하노이의 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진열된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동남아를 전진 기지로 삼아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이를 위해 베트남에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짓고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6년 뒤인 2030년에는 소주 수출액을 지금의 3배인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올해 창립 10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 2030' 선포식을 열고 2030년까지 전 세계 소주 수출액 5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주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황정호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전무는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에 앞장서며 소주를 글로벌 주류 카테고리로 만드는데 기여했다”라며 “‘참이슬’의 수출용 브랜드인 ‘진로(JINRO)’를 대중화시켜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 소주 수출액 목표는 2030년 5000억원으로 세웠다. 올해 소주 수출액 예상치가 1585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6년간 164.4%의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한류 열풍을 타고 K위스키로 통하는 소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수출액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트진로 해외사업본부 황정호 전무가 지난 1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글로벌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황 전무는 ”해외 시장에서 소주 가격은 국내보다 비싼 편이지만 해외 소비자들이 거리낌없이 제품을 소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베트남에서만 해도 소주는 병당 가격이 약 7000원으로 한국(5000원)보다 높다. 낮지 않은 가격대에도 현지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자몽에이슬’ ‘청포도에이슬’ 등 과일소주를 병째 들고 마시는 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소주의 연간 수출량은 1억 상자(한 상자 30병)를 훌쩍 넘는다.

소주 수출이 크게 늘면서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에 해외 첫 생산공장을 짓는다. 타이빈성(省) ‘그린아이파크산업단지’ 사업자와 임차 계약을 맺었으며 내년 1분기에 착공에 들어간다. 타이빈성은 수도 하노이와 인접한 성이다. 공항, 항구, 해안도로 등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하이트진로가 공장 건립을 추진하는 그린아이파크산단은 2020년 착공한 총면적 588만4000㎡의 베트남 경제특구다. 이 중 8만2983㎡(약 2만5000평) 면적에 하이트진로 공장이 들어선다. 축구장 11배 크기다. 2026년까지 공장이 완공되면 과일소주 생산 한 개 라인에서 연간 약 100만 상자를 생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올해 소주 해외 판매량 목표의 약 17%를 차지하는 양이다.

베트남 하노이의 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진열된 하이트진로의 소주 제품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해외 소비자들 대상 제품 개발과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과일 향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13% 낮은 도수로 자몽 청포도 자두 딸기 복숭아 등 다섯 가지 과일 맛이 나는 ‘~에 이슬’ 시리즈인 과일소주가 대표적이다. 과일소주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글로벌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소주에 익숙해지면 일반 소주 제품으로 마케팅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전략 국가를 육성해 수출국 다변화에도 힘쓸 예정. 2016년만 해도 8개국에 불과하던 우선 공략국은 현재 17개국으로 늘었다. 공식 수출국은 86곳에 달한다.

이를 위해 하이트진로는 국가 전역으로 진출이 용이하도록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 채널을 먼저 공략했다. 2019년 62.9%였던 가정 채널 수출 비중은 지난해 71%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엔 유흥시장 공략을 위해 로컬 프랜차이즈 계약과 지역 내 핵심 상권을 우선 공략하고 거점 업소 및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는 등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 구단과 영화제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도 알렸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다양한 접점에서 전개해온 글로벌 활동을 통해 진로는 경쟁사 및 유사 브랜드 대비 압도적 인지 수준을 확보하며 대한민국 소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위치를 자리매김했다"고 소개했다.

하노이=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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