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앞둔 미·영·프에 커지는 불확실성···하반기 자산시장 향배는

김경민 기자 2024. 6. 18.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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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aselect epa11399294 A woman casts her ballot for the European and regional elections at a polling station in Turin, Italy, 09 June 2024. The European Parliament elections take place across EU member states from 06 to 09 June 2024. EPA/ALESSANDRO DI MARCO<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선거’가 자산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최근 유럽의회 선거에서 우파정당이 득세하고 프랑스·영국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11월 열리는 미 대선 결과도 초대형 변수다.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하반기 국내 증시도 주요국 선거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선거 앞둔 미·영·프···정치에 흔들리는 시장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의회에서 공화당 상하원의원들을 만난 뒤 의원들에 둘러싸인 채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올 상반기 대만·한국·인도 등 신흥국이 선거를 치뤘다면 하반기부턴 미국·영국·프랑스 등에서 선거가 시작된다. 이들이 세계 자본시장을 주도하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이미 조짐이 있다. 이달 초, 5년 만에 열린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및 중도우파 성향의 정당이 의석 수를 대거 늘리면서 ‘우파 물결’이 일었다. 이 여파로 프랑스가 조기 총선 계획을 발표한 것이 글로벌 자본시장에 충격을 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EPA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선거 종료 직후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총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유럽의회 국가별 선거 결과 집권당인 르네상스당의 의석수가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의석 수를 2배 이상 늘리며 원내 최다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조기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승리할 경우 친환경 정책은 축소되고, 감세 정책 시행으로 재정 부담이 커질 것이라 보고 있다. 특히 극우 정당이 유럽연합(EU)에 부정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유로존 균열은 물론 최악의 경우 EU 탈퇴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유로화는 약세를 보인 반면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며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주 1.0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프랑스 CAC40주가지수가 일주일간 6.2% 떨어지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달 초 단행한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무색해진 셈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유럽 선거 이벤트가 글로벌 증시의 위험 회피 분위기를 형성하지는 않았지만 유로존의 글로벌 내 비중과 영향력을 감안했을 때 여진이 지속된다면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달러 강세 전망
17일 원·달러 환율이 1.9원 오른 1381.2원으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영국에서도 7월 총선이 예정된데다 미국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어 금융시장은 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현 대통령의 지지율이 비슷한 수준을 보여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상자산 정책부터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비롯한 친환경정책까지 서로 상반된 기조를 보이는 만큼 대선 전후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책 전환으로 인한 불확실성 우려는 대선 결과가 정해지기 전인 3분기에 극대화되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시장도 이 여파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고환율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으로의 유입이 많아질 수밖에 없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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