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처럼 SNS '경고문' 의무화될까? 미국 법안 추진 움직임
심수미 기자 2024. 6. 18. 11:30
미국 공중위생국장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담뱃갑 경고문'처럼 청소년 정신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문을 붙이자고 제안했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비벡 머시 국장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소셜미디어에 하루 3시간 이상 소비하는 청소년들이 정신 건강 문제에 걸릴 위험이 훨씬 높았다"면서 의회에 경고문 부착을 요구할 거라고 전했습니다. 머시 국장은 젊은이들의 정신 건강 위기가 시급한 문제이며 소셜 미디어가 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갤럽이 1500명 이상의 청소년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10대들은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하루 평균 4.8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머시 국장은 "플랫폼은 우리 모두가 그곳에 머무는 시간을 극대화하도록 설계돼 있다"면서 "어른에게 그렇게 하는 것과 충동조절이 아직 발달 중인 아이에게 그렇게 하는 건 별개"라고 말했습니다. 머시 국장은 의회의 조치가 시도때도 없이 울리는 푸시 알림, 짧은 영상의 '무한 스크롤' 등을 제한해야 한다면서 이런 기능이 "뇌 발달을 먹잇감으로 삼고 과도한 시간을 소비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셜미디어가 아동 및 청소년 정신 건강에 위해를 가하는지 여부는 아직 전문가들 사이에서 격렬한 논쟁으로 남아있습니다.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저서 '불안한 세대'에서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의 등장을 자살 행동과 신고과 급격히 증가한 변곡점으로 꼽았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소셜미디어보다 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 인종 차별, 학교 총기사고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뉴욕타임스는 머시 국장의 제안대로 법안이 추진되면 소셜미디어 플랫폼 회사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해로운 영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표현의 자유법'을 들며 "정부가 강요된 표현으로 묘사되는 제품 경고문을 부착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담배 위험성 '경고라벨' 부착 시작점에도 공중위생국장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1965년 의회가 담배갑에 "주의: 흡연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문 부착을 의무화하기 1년 전 흡연과 폐암·심장병의 연관성 보고서를 발표한 인물이 바로 루터 L. 테리 공중위생국장이었습니다. 당시 미국 성인의 42%가 흡연자였지만, 경고문 부착 의무화 이후 흡연율은 꾸준히 낮아져 2021년에는 11.5%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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