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대항마 기대하는 친윤계 "당심 바뀔 것"…"여 대표 숙명은 정부협력"

친윤핵심 이철규 이어 비대위원 유상범, '어대한' 견제론
"적극지지자 목소리 큰 것…당심 상황따라 언제든 바뀐다"
"尹 맞수 홍준표도 3%였다" 친윤 지원 주자 등장 가능성
"윤상현 시작, 나경원 나올 것 같다…원희룡 재시작 글쎄"

왼쪽부터 국민의힘 친윤석열계 주류로 분류되는 유상범 비상대책위원과 핵심 이철규 의원.<국민의힘 홈페이지 사진·연합뉴스 사진 갈무리>

국민의힘 친윤(親윤석열)계에서 차기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뜨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대세론에 연일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친윤계 주류 재선이자 당 비상대책위원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현재 단계 여론에선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당대표로) 유력한 게 맞다"면서도 "'어대한'이란 건 항상 적극적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당심도 상황 따라 언제든지 바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친윤계가 밀어준 후보가 한동훈 전 위원장과 1대 1 구도를 만들 가능성' 질문엔 "인위적으로 되긴 어렵지만 그 후보가 충분하게 어필이 되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다. "윤석열 대통령과 경선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3%에서 시작했으나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역전해 굉장히 경합했었다"고 비교하기도 했다.

'나경원·윤상현 의원이 나올 것 같나'라는 물음엔 "아마 나오실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현 의원은 그 전에 벌써 시작했다"고 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굉장히 유력한 주자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지난 총선에서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 대결) 패배가 생각보단 좀 충격이 크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바라는 '졌잘싸(졌지만 잘싸웠다)' 정도의 수준에 갔을 때 원희룡 전 장관이 가진 위상이라면 괜찮았을 텐데 사실은 그 수준(득표율)이 못 되다 보니까 약간은 다시 출발하는 데 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원 전 장관께서 어떤 활동을 하거나 의사를 가지고 움직인다는 얘기는 전혀 못 들었다"고 전했다.

'원희룡 출마설'을 두고도 유상범 비대위원은 "해몽 기사"라고 선을 그었다. 원외에서 수도권 5선으로 생환한 나경원 의원에 대해선 "나 의원께서 조금씩 출마와 관련된 말씀들이 변화가 있고 조금 더 출마로 기울고 있지 않나"라며, '친윤계 지지' 여부엔 "친윤계 개념을 너무 이분법적으로 말씀하시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당심 상당 부분은 분명히 한 전 위원장에게 가 있는 건 맞으나, 결국은 경선 과정(을 봐야 한다)"이라며 "한명이 독주하면 국민적 관심도 당원들 관심도 적어진다"면서 "전대 흥행을 위해서라면 좀 강력한 주자가 한명 나와 경쟁해주는 게 모양은 좋은데, 그게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고 언급했다.

'이번 당대표가 대통령 지지율이 낮은 상황에서 어느 정도 다른 목소리를 내야할텐데, 사사건건 반대할 수도 없고 포지션을 어떻게 잡아야하느냐'는 질문에는 '정책 문제에 조언과 견제'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도록 만드는 게 여당 대표에게 주어진 숙명이다. 이 부분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과거 당내에 자꾸 '수직적 당정관계'란 식으로 아예 프레임이 정해져 있긴 하지만 이런 식의 모습이 비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정치적으로 완화시켜서 국민께 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한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부분에 여당 대표 주자들은 누구나 다 동의해야 한다"면서도 "지금 친윤·비윤·반윤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극소수의 여당이고, 지금 특히나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국정을 협조한다는 의사는 전혀 없이 완전히 국정을 발목잡고 원내 다수당으로서 자기들의 힘으로 국정을 끌고 가겠다는 오만함까지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더욱더 당대표가 우리 정부와 적극 잘 협력하는 그런 모습을 비춰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 전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사이가 악화해 그러기 힘들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는 지적엔 "정치에서 항상 서로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건 과정 속에 늘 일어나는 일"이라며 "서로 간 감정적인 부분은 봉합하고 같이 가야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당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게 잘 될까 의심한다.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윤·한 관계가 강을 건넜다'는 일각의 평가엔 "저는 정치를 하고 같은 그룹에 있다면 언제든지 서로 간 감정을 숨길 줄 알아야 정치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사람이 호불호가 있잖나. 제가 다른 마음에 들지 않는 의원에게 제가 마음에 안 든다고 멀어지고 표시하는 순간 사실은 정치인으로서 그만큼 영역이 작아진다"고 답했다.

한편 총선 공천·인재영입을 주도했던 친윤계 핵심 3선 이철규 의원도 전날(17일) KBS라디오 '고성국의 전격시사'에서 '어대한'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이다. 선거결과는 뚜껑 열어봐야 안다. 당원 의사결정권을 모욕하는 것"이라며 "당원시각(당원투표)과 일반국민의 시각(여론조사)이 다를 수 있다"고 부정했다.

이철규 의원은 한 전 위원장을 두고 "(윤 대통령에 의한) 제일 큰 수혜자다. 검찰 중간간부에 불과하던 사람을 발탁해 법무부 장관 전권을 주다시피 했다"며 "비대위원장으로 당원들이 추대했는데 갈등설이 나온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원외 대표 불가론'에도 "당 지도자는 그릇이 크고 포용력이 뛰어나야 된다"며 무게를 실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