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딱 붙는 옷 입고 오더니”…‘요가 성지’된 이곳, 주민들 민원 폭발

美 샌디에이고서 야외 요가 단속
해안 절경 보이는 공원서 단체 요가 수업
주차장 포화·지역주민 이용에 불평 잇따라
주정부 요가강습 장소 제한·사전허가 요구에
요가 강사들 단체 반발…위헌 소송 제기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의 한 공원에서 사람들이 해안 절경을 내려다보면서 단체로 요가를 하고 있다. [출처=샌디에이고 시]

미국 서부의 ‘요가의 성지’로 알려진 샌디에이고에서 공공장소 내 요가강습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요가 강사들과 수강생들이 집단 반발해 소송까지 제기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샌디에이고 시 당국은 올해 시 조례를 개정하면서 공원과 해변 등 공공장소에서 요가를 포함한 피트니스 강습을 지정된 장소에서 사전 허가를 득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면서 요가 수업이 ‘요가 전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석양 명소’로 유명한 선셋 클리프 자연공원 등지에선 ‘요가 경찰’로 변신한 공원 관리 공무원들이 요가 강사들에게 지난 5월부터 벌금 티켓을 발급하는 등 본격적인 단속 행위에 나서고 있다.

이에 대해 요가 강사들은 이 같은 시 당국의 단속 행위가 해안가 조망을 독점하기 위해 인근의 값비싼 주택을 소유한 일부 부유층의 님비(NIMBY)에 편승한 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21년부터 선셋 클리프 공원에서 요가 수업을 진행해 온 에이미 백 강사는 다른 요가 강사들과 함께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샌디에이고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그의 수업은 무료로 제공되는 대신 수강생들은 자발적인 기부금을 납부할 수 있다며 시 당국이 규제하는 ‘요가 강습’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소송에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 당국은 요가 수업이 안전을 위협하거나 공공장소에서 다른 활동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요가 강습이 아닌 개인 차원의 요가 연습은 현재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해안가 공원 인근에 사는 지역 주민들이 공원에 몰려든 요가 강사와 수강생들로 인해 불편을 느끼면서 시 당국의 단속이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제니퍼 캠벨 샌디에이고 시의회 의원은 WSJ에 “도시는 공공장소에서 모든 주민들의 안전과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셋 클리프 자연공원의 경비 업무 담당자는 WSJ에 요가 수업이 종종 주요 공원 전망대에서 진행돼 방문객의 시야를 가리고 통행을 방해한다고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요가 방문객이 몰리면서 공원 주차장을 넘어 인근 주변에 주차를 하면서 교통 불편과 소음을 일으킨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