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 끝없이 몰아치는 이제훈·구교환 '탈주'…극한의 긴장감이 주는 영화적 쾌감

김성현 2024. 6. 1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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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속도감으로 질주하며 94분의 러닝타임 내내 극한의 긴장감과 박진감을 선사하는 영화가 올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내민다.

영화 '탈주'는 '전국노래자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제훈·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작품.

이종필 감독은 러닝타임 내내 단 한 순간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고 다짐한 듯, 속도감을 내며 앞으로 내달리는 연출 방식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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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주' 포스터 ⓒ플러스엠

"내 앞길을 왜 마음대로 정하십니까?"

"...그럼 네 앞길을 네가 정하니?"

넘치는 속도감으로 질주하며 94분의 러닝타임 내내 극한의 긴장감과 박진감을 선사하는 영화가 올여름 극장가에 출사표를 내민다.

영화 '탈주'는 '전국노래자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등을 연출한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이제훈·구교환이 주연을 맡은 작품. 영화는 군복무 10년 차, 전역을 앞두고 희망이 없는 북한을 탈출하려는 북한병사 규남(이제훈 분)과 그를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구교환 분)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렸다.

선한 마음씨에 똘똘하고 실력도 좋지만, 규남은 출신 성분이 미천하다는 이유로 자신의 내일조차 스스로의 뜻대로 할 수 없다. 현상의 말을 빌리자면 그것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소용없는 '규남의 운명'이다. 하지만 규남은 삶의 주인은 나 자신이며, 그 누구도 '나'의 운명을 정의 내릴 수 없다고 믿는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가 앞으로 나아가길 멈추지 않는 이유다.

북에서 탈출하려는 북한 병사의 이야기이지만 영화는 이념과 사상, 즉 이데올로기보다는 누구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한 우화에 가깝다.

영화 '탈주' 스틸컷 ⓒ플러스엠
영화는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진정한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집념의 질주를 시작한 규남을 통해 관객에게 삶의 주인이 누구인지 되묻는다. 또한 계획했던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삶의 모든 불행과 억압이 인생의 앞길을 가로막아도 희망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역설한다.

흥미로운 점은 감독이 이러한 주제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이종필 감독은 러닝타임 내내 단 한 순간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는다고 다짐한 듯, 속도감을 내며 앞으로 내달리는 연출 방식을 택한다. 때문에 낭비되는 장면 없이 이야기는 영화 내내 촘촘하고 높은 밀도를 유지한다.

특히 주인공 규남이 끊임없이 예기치 못한 위기에 처할 때마다 그 위기를 정면으로 타개하는 것처럼, 이 감독 역시 그 무엇도 피하지 않고 돌파하는 연출로 관객에게 영화적 재미를 선물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는다. 덕분에 관객은 짧은 시간 극한의 상황에 몰입돼 지루할 틈 없이 '탈주'를 즐길 수 있다.

이처럼 숨 쉴 틈 없이 휘몰아치는 듯한 '탈주'가 지닌 매력과 재미는 상당하지만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영화 '탈주' 스틸컷 ⓒ플러스엠
영화는 규남을 대하는 현상의 태도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현상이라는 인물을 한층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의 전사(前史)를 계속해서 꺼내놓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 이야기와 인물은 되려 다소 작품을 산만하게 만든다는 인상을 준다.

의미 없는 삶을 두려워하며 내일을 위한 탈주를 하는 규남과 현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하기 위해 오늘을 지키기 위해 달리는 현상. 이처럼 정반대인 듯하지만 닮아있는 두 인물 사이에서 마치 '기계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한 모습 또한 관객들에게 다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화 '탈주'. 이종필 감독 연출.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 출연. 러닝타임 94분. 12세이상관람가. 2024년 7월 3일 극장 개봉.

YTN 김성현 (jamki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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