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3스퀘어에 들어서는 '퐁피두 한화 서울'···개관 전시는 이건용展

서지혜 기자 2024. 6. 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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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현대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가 내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들어서는 가운데 한국 대표 실험미술가 이건용(82)이 개관 첫 전시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17일 미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퐁피두센터는 내년 하반기 '퐁피두 한화 서울(가칭)'을 개관하고 11월 이건용의 개인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하층부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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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1월 개관
'바디 스케이프' 퍼포먼스 주목
신체 흔적 중심의 회화 선보여
한화 계열사 재단 증여 잇따라
年 2회 현대미술 대가展 개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퐁피두 센터 외관 모습.
[서울경제]

세계적인 현대미술관 프랑스 퐁피두센터가 내년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 들어서는 가운데 한국 대표 실험미술가 이건용(82)이 개관 첫 전시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17일 미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퐁피두센터는 내년 하반기 ‘퐁피두 한화 서울(가칭)’을 개관하고 11월 이건용의 개인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이건용은 한국 전위미술 1세대 작가이자 실험미술계의 거장이다. 그는 지난 1960년 국제적인 미술계 흐름을 비판하며, 작품이 만들어지는 행위에 집중하고 시간, 장소, 관계 등 개념 자체를 탐구하기 위한 ‘바디 스케이프(Body Scape)’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미술계에 이름을 알렸다. 바디스케이프는 화면을 등지고 서 물감을 묻힌 붓을 들고 두 팔을 움직이는 퍼포먼스다. 화면에는 팔의 궤적대로 여러 개의 선이 그어지는데, 그 결과물은 얼핏 원 혹은 하트 모양으로 단순하다. 작가는 눈으로 보지 않고 몸이 움직인 흔적대로 그림을 그리는 이 같은 수행적 행위를 통해 “그리는 것은 신체를 사용하는 것”이라는 회화의 핵심 정신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건용 작가의 대표 작품 ‘바디스케이프 76-3’. 사진 제공=갤러리아백화점
1980년 이건용 화백이 벌인 퍼포먼스, ‘달팽이 걸음’
지난해 미국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달팽이 걸음'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이건용 작가. 연합뉴스

작가는 특히 지난해 다른 동시대 실험미술가들과 함께 국립현대미술관과 미국 솔로몬R. 구겐하임미술관이 공동주최한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 순회전에 참여하며 세계 미술계에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1960-70년대 한국 청년 작가들의 전위적인 활동에 주목하여 당대 실험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29명의 작품 80여 점을 선보인 이 전시에서 이건용은 또 다른 대표작 ‘달팽이 걸음’ 제작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를 남겼다.

퐁피두센터 한화 서울은 서울 여의도 63스퀘어 하층부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화문화재단은 이달 말 국내 최초의 아쿠아리움으로 39년간 운영된 ‘아쿠아플라넷 63’을 폐관하고 미술관 개관을 위한 공간 리모델링에 나선다. 다만 개관전과 관련해서는 “현재 여러 작가들을 후보에 두고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개관 후 퐁피두 한화 서울은 연 2회 20~21세기 대표 현대미술 대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기획전시를 개최할 계획이다. 한화문화재단은 퐁피두센터를 유치하는 것을 계기로 재단 사업의 역할을 지금보다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퐁피두 센터는 루브르, 오르세 미술관과 함께 프랑스 파리의 3대 미술관으로 꼽힌다.

문화 사업 확장은 2022년 8월 타계한 김승연 회장의 배우자 고(故) 서영민 씨의 바람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한화문화재단은 서 씨의 상속 재산 일부를 기부금으로 출연해 ‘영민 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신설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최근 한화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퐁피두센터 설립과 운영을 맡은 한화문화재단에 연이어 증여를 진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은 각각 120억 원을 증여한다고 공시했으며, 한화생명과 한화시스템은 각각 120억 원, 64억 원의 증여 계획을 발표했다. 증여금은 미술관 설계와 공사비 운영비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이며, 계열사들은 증여금을 내년 12월까지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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