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가 접수한 극장가…이제훈VS이성민VS하정우, 韓영화 구원투수 될까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뜨거운 외화와 싸늘한 한국영화. 2024년 6월 극장가의 이야기다.
영화 '파묘'(감독 정재현)가 1191만명, '범죄도시4'가 1147만명을 기록하며 올해 극장가가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두 작품이 퇴장하자 6월 극장가에는 외화 돌풍이 불고 있다. 반면 한국영화는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주춤한 기세다.
지난 13일 개봉한 영화 '인사이드 아웃2'(감독 켈시 맨)는 개봉 5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앞서 올해 개봉 외화 중 유일하게 200만 관객을 돌파한 '웡카'(16일)보다 11일이나 빠른 속도다. 전편인 '인사이드 아웃'(2015) 11일, '토이 스토리 4'(2019) 11일보다도 월등히 빠른 속도로 역대 픽사 애니메이션 최고 속도로 흥행 순항 중이다.
지난달 22일 개봉한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감독 조지밀러) 또한 개봉 4주차에 150만 고지를 넘으며 장기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설계자'(감독 이요섭)는 배우 강동원을 필두로 이무생, 이미숙, 이현욱, 탕준상, 김홍파 김신록, 이동휘, 정은채 등 화려한 라인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감독 김성식) 이후 7개월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강동원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 현재까지 '설계자'는 누적관객수 52만명으로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200만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결국 극장 동시 IPTV & VOD 서비스를 개시하게 됐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한국영화가 또 있다. '원더랜드'(감독 김태용) 또한 탕웨이, 수지, 박보검 등 스타들이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히 '원더랜드'는 개봉 전부터 김태용 감독이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만추'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자, 탕웨이와 부부가 된 뒤 다시 한번 호흡하는 작품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태용 감독은 MBC FM4U 라디오 '영화음악 김세윤입니다'에, 탕웨이는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 초대석에 출연하며 적극적인 홍보에도 나섰다. 그러나 '원더랜드' 역시 누적관객수 59만을 기록, 사실상 290만으로 알려진 손익분기점 돌파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15일 개봉한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가 홀로 한국영화 체면치레를 했다. 제작비 100억 이하, 신인감독의 영화이지만 누적관객수 120만을 돌파했다. 다만 150만으로 알려진 손익분기점 돌파까지는 아직 갈길이 남았다.
이 가운데 오는 21일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가 출격한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된 극한의 상황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여객기 납치 사건이 기승을 부리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진행된다.
영화 '1987'로 국내 주요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김경찬 작가가 시나리오를, 1987', '백두산', '아수라' 등 다수의 작품에서 조연출로 내공을 쌓아온 김성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하정우가 여객기를 운행하는 조종사 태인으로 변신한다. 세한 연기로 호평받아온 배우 여진구가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다. 작품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만의 치열한 연기 호흡이 기대를 모은다.
26일에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지 못할 첫인상을 가진 자칭 '핸섬 가이즈'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음산한 산장으로 이사를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예측불허 오싹 코미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도 극장가에 등장한다.
이성민이 거친 말투와 살벌한 외모로 한 번 보면 못 잊을 아우라를 풍기는 자칭 상남자 미남 재필 역을 맡았다. 무한한 연기 변신을 이어온 이희준은 곧 달려들 듯 위험한 인상과는 달리 섬세한 감성으로 반려견 봉구를 애지중지 키우는 자칭 샤프한 훈남 상구 역으로 반전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두 사람은 단전부터 올라오는 유쾌한 웃음과 찰떡같은 케미를 예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달을 넘겨 7월 3일, '탈주'(감독 이종필)가 개봉한다. '탈주'는 철책 반대편의, 내일이 있는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규남과 그를 막아야 하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을 건 탈주와 추격전을 그리는 영화다. 1990년대의 이야기로 오늘의 우리에게 울림을 던진 바 있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이종필 감독이 선보일 새로운 세계를 기대하게 한다.
미래가 정해져 있는 북이 아닌, 남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북한군 병사 임규남은 이제훈이 맡았다. 임규남의 탈주를 막기 위해 추격하는 정보기관인 북한 보위부 장교 리현상은 구교환이 연기한다. 지난 2021년 이제훈은 청룡영화상 시상자로 참석했을 당시 후보석에 앉은 구교환을 향해 공개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3년 만에 성사된 두 사람의 첫 호흡인 만큼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장가는 훈훈하지만 한국영화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세 한국영화가 개봉한다. 과연 세 작품 중 손익분기점 돌파는 물론 흥행과 화제성까지 모두 잡는 작품이 탄생할 수 있을까. 뜨거운 올여름, 그만큼 뜨거운 흥행세를 자랑하는 외화를 잡고 한국영화의 구원투수가 등장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과연 세 작품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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