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씨, 어머니와 단둘이 해외 여행 한번 가시죠!

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2024. 6. 18.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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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조성경(칼럼니스트)

사진=방송 영상 캡처

이효리 하면 이제 진정성이라는 말과 떼어놓기 어려울 것 같다. 늘 솔직한 모습이 매력인 이효리가 또 한 번 꾸밈없는 인간적인 면모로 시선을 끌며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JTBC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연출 마건영)를 통해 엄마 전기순씨와 함께 생애 처음으로 단둘이 여행하는 이야기가 시청자들의 코끝을 찡하게 한다. 그러면서 대단하다는 감탄사도 자아내게 한다.

아닌 척해도 우리는 조금씩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있어빌리티'를 장착하고 산다. 있어 보이게 포장하는 능력(ability)을 의미하는 있어빌리티는 단지 패션과 소비 등 외형적인 것에 한정되지 않는다. 인간관계나 지적 소양, 태도와 감정 등도 얼마든지 있어 보이게 꾸밀 수 있다. 대중의 인기가 생명줄 같은 연예인들이면 더더욱 있어빌리티의 세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그러나 이효리는 다르다. 있어 보이는 게 아니라 진짜 뭔가 있는 것 같고, 여느 연예인과는 확연히 다른 비범함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있어빌리티에서 초연한 느낌이다. 외모야 워낙 특출나 꾸미지 않아도 예쁘다손 치더라도, 이효리라고 드러내지 않고 감추고 싶은 게 없을까. 그럼에도 늘 누구보다 진실한 모습이어서 팬들에게 큰 감동이 되곤 한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이번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도 그렇다.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는 포맷만 보면 평범한 여행 예능인데, 이효리 덕분에 결코 평범할 수 없는 소확행 예능이 되고 있다. 자기소개로 "26년째 슈퍼스타"라고 말할 정도로 데뷔 이래 줄곧 연예계 최정상을 유지하는 이효리의 남다른 스타성 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다른 연예인들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꾸밈없음'이 이효리만의 큰 매력이 되어 프로그램을 더욱 빛나게 만들고 있다.

안 그래도 엄마, 특히 친정엄마를 소재로 하는 콘텐츠가 꾸준히 나오는 건 모녀간의 애틋함이 더없이 큰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효리를 주인공으로 한다니,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는 가식 없는 모녀 여행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다. 

무심하게 툭 걸친 옷차림부터 진솔함 그 자체다. 여행의 피로로 요란하게 코를 골고 자는 모습 등등 이효리다운 솔직함이 프로그램에 다양하게 묻어난다. 더욱이 엄마와 단둘이 하는 여행인 만큼 사사건건 엄마와 싫었다 좋았다 하는 감정이 가감 없이 담기며 팬들을 웃고 울게 한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굳이 아주 내밀한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아도 그의 마음이 방송으로 고스란히 전해지며 보는 이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점도 놀랍다. 여행을 통해 조금씩 묵은 감정을 해소하고 엄마와 마음의 간극을 좁히는 모습이 여행지의 평온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어우러져 팬들에게 힐링 타임을 선사한다.

방송을 보며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이효리가 엄마와 툭탁거리는 모습에서 팬들도 스스로를 발견하고 투영할 수 있어서다. 이효리가 엄마와 대화 중 코끝이 시린 듯,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들키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돌리거나 선글라스를 쓰는 등의 행동을 보일 때 그 작은 행동 하나하나들이 엄청난 공감을 일으킨다. 

특히 데뷔 후 수십년 만에 엄마가 손수 해준 오징엇국을 먹으며 눈물을 쏟는 모습이 방영됐을 때는, 이효리가 갑자기 감정이 복받친 이유에 대해 이렇다 하고 설명하지 못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마음을 다 알겠다는 듯 덩달아 눈물지었다. 또, 오징엇국을 먹고 난 후 엄마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하는 이효리를 보며 대리만족도 할 수 있었다.

사진=방송 영상 캡처 

이효리는 누구보다 대차고, 또 다른 한편으로 누구보다 쿨한, 대한민국 최고 슈퍼스타다. 그런 그가 엄마 앞에서는 여전히 여린 소녀가 되고, 오래도록 응어리졌던 마음이 따뜻한 엄마손맛 오징엇국에 스르르 녹아내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가슴 먹먹한 울림을 주고 있다. 그러한 여정이 팬들에게는 잔잔하면서도 거대한 감동의 물결이 되어 다가오는 것이다. 

이효리가 엄마와 애틋한 마음이 깊어지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가 시청자들의 고단한 마음까지 달래주는 힐링 예능이 되고 있다. 진솔하고 인간적인 이효리를 통해 큰 위안과 위로를 받고, 여기에 이효리와의 내적 친밀감까지 한층 깊어지니, 따뜻한 엄마손맛 같은 힐링이 필요한 팬들에게 제격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 여행의 절반밖에 방영하지 않았는데, 팬들은 벌써부터 그 끝을 아쉬워하며 시즌2를 기대하기에 이르렀다. 국내를 다녀왔으니 더 나이 드시기 전 해외 여행 한번 가는 건 어떨까? 당장 시즌2의 가능성은 예상하기 어렵지만, 슈퍼스타 이효리의 진솔한 이야기가 몇 주간 더 팬들에게 소확행이 될 것이란 사실은 분명하니 그것만으로도 팬들은 행복하다. 이효리의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가 잔잔하게 마음을 적셔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시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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