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체질인가봐요" 1군 기회 없어 죽도록 힘들었다면서…이래서 실전에 강했나

신원철 기자 2024. 6. 1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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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김영준은 431일 만의 1군 등판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거뒀다. ⓒ LG 트윈스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김영준이 431일 만의 1군 등판에서 처음 맡은 임무는 추격조 롱릴리프였다. 승리보다는 불펜 동료들을 지키는 일이 중요했다. 지난 11일 1군 합류 뒤로 불펜에서 기다리기만 하던 김영준은 16일 롯데전에서 드디어 실전 기회를 얻었다. 점수가 3-8로 벌어지고, 분위기를 내준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 후 김영준은 " 점수 차가 많이 나서 그때야 내가 던질 수도 있겠다 생각하고 몸을 풀었다"고 했다. "퓨처스 팀에서 워낙 오래 지내다 보니 1군에서 던질 기회가 너무 절실했다. 그래서 점수 차나 상황을 생각할 겨를 없이 올라가서 힘껏 던지기만 했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형준은 8회를 내야안타 하나만 내주고 실점 없이 마무리했다. 그런데 8회말 LG가 롯데 필승조 투수들을 차례로 끌어내며 6-8까지 점수 차를 좁히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김영준은 9회초를 볼넷 하나로 막았다. 9회말 공격에서는 2사 후 터진 문성주의 동점 적시타에 8-8 동점이 됐다.

▲ LG 김영준 ⓒ LG 트윈스

이제는 김영준이 LG의 승리를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섰다. 처음에는 다른 불펜투수들이 쉴 수 있도록 8회와 9회를 무사히 마치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동점을 유지해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 김영준은 8-8 동점에서 맞이한 연장 10회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2사 후 최항의 1루수 땅볼 때 오스틴 딘의 송구를 받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내고는 주먹을 불끈 쥐고 작게 세리머니도 해봤다.

LG는 이어진 10회말 공격에서 신민재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9-8 대역전승을 거뒀다. 김영준은 431일 만의 1군 등판에서 431일 만의 승리를 얻었다. 그는 "김경태 코치님께서 처음에는 자신있게, '볼질'하지 말고 포수 보고 강하게 던지라고 하셨다. 그 다음 이닝 전에는 하나 더 가니까 막아보라고 하셨고, 마지막에는 공 좋으니까 밸런스 이어가자고 상황에 맞게 한 번 더 곱씹고 올라갈 수 있게 해주셨다"고 김경태 투수코치에게 고마워했다.

사실 김영준은 그동안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서도 1군에서는 기회를 얻지 못했다. 임찬규가 허리 근육통, 최원태가 광배근 손상으로 연달아 빠진 상황에서도 대체 선발로 언급되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아직은 1군 경기에 나설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6일 경기에서 김영준의 초구 직구는 147㎞가 나왔다. 그는 "긴장감 속에서 던져서 그런지, 무대 체질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김영준은 2018년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성한 뒤 같은 해 14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에는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병역 의무를 수행한 뒤 복귀해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다. 2022년 2경기는 순위 싸움이 모두 끝난 뒤 테스트 차원의 등판이었다. 여기서 6이닝 무실점, 3⅔이닝 2실점으로 실적을 냈지만 여기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다시 대부분의 시간을 퓨처스 팀에서 보냈다.

그래서 김영준은 지난 1년이 "죽도록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1군에 올라가지 못하면 비전이 없는 게 우리의 삶이다. 너무 고통스럽고, 너무 힘들고, 너무 지루했지만 그래도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솔직히 항상 자신은 있었다. 그런데 1군에 갓 올라오면 압박감이나 긴장감을 잘 못 이겨냈던 것 같다. 그동안 오늘(16일 3이닝 무실점)처럼 단단하게 1군에서 던졌었다면 조금 더 빠르게 자리를 잡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그 고통스러우면서 지겨운 시간을 김영준은 연구로 채웠다. 최상덕 코치와 피칭디자인을 다시 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김영준은 "구종 활용에 있어서 피치터널도 생각하고, 아니면 궤적의 변화가 필요한지 구속 차이가 필요한지 그런 것들을 많이 연구했다. 그래서 오늘 변화구가 잘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당장 이번 주 18일부터 23일까지 6경기에서도 적게는 한 자리, 많으면 두 자리의 선발 공백이 예상된다. 임찬규가 주말 시리즈에 복귀할 수 있다고 해도 최원태의 자리가 비어있다. 16일 선발로 나와 3⅔이닝 1실점으로 선전한 이상영과 함께 김영준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영준은 "어떤 보직이든 어떤 상황이든 감독님 코치님이 자리를 정해주시면 맞춰가는 게 우리의 일이다. 차근차근 하나하나 하면서 1군에 오래 붙어있고 싶다"고 밝혔다.

▲ LG 이상영 ⓒ LG 트윈스
▲ LG 김영준 ⓒ 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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