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 이성민, 거친 외모에 그렇지 못한 속살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배우 이성민이 '핸섬가이즈'에 거친 외모와 뽀얀 속살을 담았다.
영화 '핸섬가이즈'(연출 남동협·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캐나다 영화 '터커 & 데일 VS 이블'을 원작으로 한다.
앞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회에서 '핸섬가이즈'는 코미디와 오컬트가 적절히 조합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어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성민은 "영화가 개인적으로 만족되면 기자들을 볼 때 편하다. 오늘 아주 편하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게 봤다. 훨씬 더 잘 만들어진 것 같아서 끝나고 감독님과 진한 악수를 했다"고 호탕한 웃음을 보였다.
'핸섬가이즈'는 코미디, 스릴러, 공포 등 복합장르를 띄고 있다. 이에 대해 이성민은 "가장 주안점으로 둔 건 '웃겨야 한다'였다. 관객이 즐거워야 한다. 가장 견제했던 건 '우리만 즐겁다'는 것이다. 우리가 즐겁다고 관객이 즐거운 건 아니니까"라며 "여러 가지 버전의 연기를 했다. 그중에서 감독님이 결정하셨다. 사실 현장에서 즐거웠어도, 관객은 냉소를 보일 때가 많았다. 그게 코미디 연기를 할 때 가장 고민이 많이 되는 지점이다. 그런 지점 때문에 여러 버전의 다양한 연기를 할 수 있었고,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즐거운 작업이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핸섬가이즈'에선 두 주인공 재필과 상구의 티키타카부터 모든 캐릭터들이 리드미컬한 코미디 대사를 주고받는다. 흔히 관객들은 '아'라는 대사가 던져졌을 때 '어'라는 대사를 예상하겠지만, '핸섬가이즈'는 대부분의 장면에서 이러한 기대를 배신(?)한다.
이를 두고 이성민은 "관객들이 두 인물에 가진 선입견이 있을 것이고, 그 선입견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비틀어버리는 걸 감독님이 잘하신 것 같다"며 "예상할 수 있는 범위를 갑자기 벗어나는 것이 저희 영화의 매력이자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민이 맡은 재필의 이러한 면모를 가장 쉽게 알아챌 수 있는 것은 바로 그의 속살이다. 경찰에게 오해를 받은 뒤 두 손을 번쩍 든 재필의 속살은 그야말로 '뽀얗다'.
해당 장면이 언급되자 이성민은 "그거 분장 아니다. 제 속살이다. 제가 속살은 또 하얗다. 다들 분장이라 생각하시더라"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크게 의도한 건 아니었다. 두 캐릭터의 외모가 워낙 강렬하니까 그런 사람이 아닌데, 속이 하얗다면 재밌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런 부분을 강조했다"며 "속마음은 하얀 사람들이니까 과감하게 하얀 속살을 보여주고, 대비를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성민은 "재필이는 하얀 속살처럼 속마음이 그렇게 하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세상이 그들의 외모나, 그런 스타일로 인해 선입견을 가지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은 인물"이라며 "그런 따뜻한 속마음이 외모와 다르게 표현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련되지 못한, 좋은 언어를 선택하지 못하고, 고급스럽게 표현하지 못할 뿐이지 거친 언어나 표정과 달리 속이 뱃살처럼 하얀 인물이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직관적으로 표현하자면, 처음에 그렇게 노출하면 이 사람의 속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긴 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성민은 "저희 같이 평범한 사람들도 지구를 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나 싶다. 굳이 메시지를 얘기한다면 그렇다. 재필이가 거친 외모 안에 하얀 속살을 가지고 있듯이 그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이 영화에서 외모가 다가 아니라는 '핸섬가이즈'라는 제목을 쓰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성민이 꼽은 '핸섬가이즈'의 무기는 무엇일까. 이성민은 "시간 '순삭'은 무조건 한다. 전개를 예상할 수 없다. 그건 확실하다. 그게 가장 큰 위력"이라고 자신했다.
이성민은 "관객들이 웃고 나갈 때 표정을 봐야 한다. 관객들이 영화 보고 나갈 때 기분 좋게 나가는 걸 봐야 한다. 계단을 내려가고,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계속 웃기다고 얘기해줘야 한다"며 "영화를 극장에서 봤는데 옆에 있던 일반 관객분들이 나가시면서 하는 대화가 저희한테 들릴 때가 있다. 비수 같은 말이 들리면 마음이 아프다. 제 영화도 그렇지만, 제가 참여하지 않은 영화들도 따끔따끔하다. 일부러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지 않으려고 계단으로 걸어갈 때도 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나가는 순간, 나가서 집에 가는 길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고, 하루를 즐겁게 마무리시켜줄 수 있는 영화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성민은 "살면서 겪어보니까 관객들을 만날 때까진 스코어를 예상할 수가 없더라. 영화 기자분들이나 배급사 분들, 블라인드 시사에서도 좋은 평을 받고 영화가 잘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면서 또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관객들을 직접 만나봐야 하니까 아직까진 예측하기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성민은 "어쨌든 저는 참여한 입장에서 영화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든다. 편한 지점들이 있다. 영화가 마음에 안 들면 관객들과 만날 땐 정말 죽고 싶은데 영화가 좋고 관객들이 많이 사랑해 주시면 그게 최고"라며 "저희 배우들끼리 '최악의 영화가 흥행되는 게 좋아, 좋은 영화가 흥행이 안 되는 게 좋아?'라는 질문을 하곤 한다. 사실 좋은 영화가 흥행되는 것이 제일 좋지만, 두 번째는 좋지 않은 영화도 흥행되는 것이 좋다. 어쨌든 관객의 힘이 그만큼 중요하다. 제가 생각하기엔 좋은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 관객의 사랑을 받는 일만 남았다"고 인사했다.
'핸섬가이즈'는 26일 개봉한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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