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인생] 익숙한 식재료로 색다른 한식맛 선사

황지원 기자 2024. 6.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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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적절한 조리법, 요리사의 능력 등이 중요하겠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역시 좋은 맛을 내는 신선한 식재료가 아닐까.

에빗에 방문한 손님들은 하나같이 '익숙한 음식과 식재료를 색다르게 조리해 내놔 감탄했다'는 평을 남긴다.

"메뉴를 개발할 때 한국·맛·창의성·기술 4가지를 고려해요. 한국적인 식재료로 창의성을 발휘해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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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인생] (28) 한식 개발하는 호주 출신 셰프 조셉 리저우드
2017년 팝업 운영때 한국과 인연 시작
제철 식재료 따라 코스메뉴 구성 달라
산지서 수확하고 명인 만나 영감 얻어
바지락맛 젤리·두릅 넣은 물회 인상적
고향산 페퍼베리 활용한 탁주도 선봬
한국 식재료의 매력에 빠져 한국에 정착 후 레스토랑 ‘에빗’을 운영하고 있는 호주 출신 조셉 리저우드 셰프가 김치로 재탄생할 복숭아 향을 맡으며 품질을 확인하고 있다.

 

맛있는 음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적절한 조리법, 요리사의 능력 등이 중요하겠지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역시 좋은 맛을 내는 신선한 식재료가 아닐까. 호주 출신 조셉 리저우드 셰프(36)는 우리나라 식재료가 지닌 매력에 빠져 한국에 정착한 후 서울 강남구에 레스토랑 ‘에빗’을 냈다. 국산 식재료를 활용해 한식을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이는 에빗은 미식가들에게 사랑받으며 2020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1스타 레스토랑에 선정됐다.

호주 남동쪽에 자리한 섬 태즈메이니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리저우드 셰프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살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14살에 빵집에서 일하며 요리사 일을 시작했다. 19살엔 무대를 세계로 넓혔다. 영국 런던, 미국 캘리포니아, 덴마크 코펜하겐 등 전세계에 있는 파인 다이닝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6∼2017년엔 전세계 16개 도시에서 팝업 레스토랑(특정 메뉴와 콘셉트로 1∼2주간만 문을 여는 식당)을 운영했다. 여러 국가를 방문한 후 몇주간 해당 나라의 식재료를 공부한 후 이를 바탕으로 메뉴를 개발해 요리를 내놓는 식이다. 처음 한국과 인연이 시작된 것도 2017년 한국에서 팝업 레스토랑을 열면서였다.

“전엔 한식에 대해 불고기 정도밖에 몰랐어요. 한국에 와서 고향인 호주나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던 제철 농산물, 다양한 해산물을 활용한 요리가 많아 놀랐습니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발효돼 독특한 맛을 내는 장류가 인상적이었어요.”

그는 한국에 정착해 2018년말 레스토랑 에빗 운영을 시작했다. 단품 메뉴 없이 런치와 디너 코스만 있는데, 코스 구성은 제철 식재료에 따라 조금씩 바뀐다. 리저우드 셰프는 친근한 한국 식재료를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다. 예를 들어 ‘물회’는 액젓 소스로 양념한 한치와 두릅 위에 바지락 육수로 만든 젤리를 올리고, 달래 채수와 꽈리고추 기름을 뿌려 완성한다. 초고추장을 푼 매콤 새콤한 국물에 양배추·오이 같은 채소를 넣은 일반적인 물회를 상상했다면 놀라게 된다.

에빗에 방문한 손님들은 하나같이 ‘익숙한 음식과 식재료를 색다르게 조리해 내놔 감탄했다’는 평을 남긴다. 런치 코스 15만원, 디너 코스 25만원으로 가격이 저렴하진 않지만 6월 중순임에도 8월까지 예약이 모두 차 있을 만큼 인기다.

리저우드 셰프는 전국 산지에서 농민과 함께 농사를 체험하며 음식에 관한 영감을 얻는다. 사진은 경기 양평에서 토종 벼 모내기에 참여하는 모습. 에빗

그는 매주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며 산지에서 농민과 수확활동을 하고 식품 명인과 만나 어떻게 요리할지 영감을 얻는다. 최근엔 경기 양평에서 토종 벼 모내기를 체험하고 충북 영동에서 호두를 수확했다. 전남 담양에서 기순도 명인과 함께 장을 담그고 명인의 간장으로 간장게장을 만들어 손님상에 내기도 했다.

“농민분들이나 명인분들이 저희를 항상 따듯하게 맞아주세요. 코로나19가 심할 때는 제약이 많았는데 요즘엔 다시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좋아요. 식당규모가 크지 않아 더 많은 농산물을 살 수 없는 점은 늘 아쉽습니다.”

리저우드 셰프는 음식뿐 아니라 전통주에도 관심이 많다. 에빗에서는 음식과 어울리는 전통주 페어링(어우러짐)을 제공한다. 2022년엔 전통주 양조장과 협업해 ‘강화섬쌀’과 경북 청도의 모과, 호주 태즈메이니아의 페퍼베리로 만든 ‘오 마이 갓 탁주’를 내놓기도 했다. 병엔 그가 직접 그린 갓 그림을 넣어 풍류를 즐기는 선비의 모습을 표현했다. 리저우드 셰프의 도전은 다양한 분야로 계속 뻗어나갈 예정이다.

“메뉴를 개발할 때 한국·맛·창의성·기술 4가지를 고려해요. 한국적인 식재료로 창의성을 발휘해서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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