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16) 화폭 속 '공포의 대상'

성도현2 2024. 6. 18.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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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미술로 보는 세상'은 미술 작품을 통해 당시 화가가 살아갔던 시대상과 현재 세상 곳곳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연재물입니다. 연합뉴스 K컬처팀은 기존 연재물을 영상으로 확장한 크로스 미디어형 콘텐츠인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로 보는 세상'>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미술 이미지는 영화, 광고 등을 넘어서 메타버스와 가상·증강현실까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K컬처팀은 미술 이미지를 통해 생각의 탄생과 사유의 확장을 표방하는 지식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노석준(전 고려대 외래교수) RPA 건축연구소 소장과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영상예술학 박사)의 도움으로 제작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자연재해는 예로부터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18~19세기에 활동한 영국 화가 조지프 말로드 터너의 작품 '노예선'에는 당장이라도 난파할 것 같은 선박과 바다에 빠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화폭 너머로 위태로움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하지만, 이 그림이 진짜 '두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미술로 보는 세상' 칼럼 저자 연합뉴스 도광환 기자는 역사적 배경을 들어 설명한다. 영국에서 노예무역이 한창이던 무렵, 당시 영국 법에 따르면 노예 보험금은 노예가 실종되었을 때만 지급됐다. 배에서 질병으로 사망해도 보상되지 않았다. 이에 선원들은 병에 걸린 노예들을 바다에 버렸다. 도 기자는 터너가 이 사실을 전해 듣고 인간의 야만성과 잔혹성을, 그림을 통해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던 중세 시대. 당시 많은 작품에서 종교는 두려움의 대상으로 표현됐다. 15~16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는 삼면화인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에서 처참한 지옥의 풍경을 표현해, 당대 사람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도 기자는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그리스도를 경배해야 한다는 의미를 작가가 담았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보스는 20세기 초현실주의 화가들로부터 '초현실주의의 시조'로 칭해지기도 했다.

삼면화는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각 패널에 천국, 연옥, 지옥이 표현돼 있다. 중간 패널의 연옥이 가장 넓다. 이는 천국, 지옥보다 연옥에 머무는 사람이 가장 많음을 표현한 것이라는 것이 석수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겸임교수의 설명이다.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그림 역시 연옥이 가운데에 배치돼 있다는 게 석 교수의 말이다.

18세기 전후에는 꿈과 무의식의 세계가 두려움의 존재로 여겨졌다. 스위스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한 헨리 푸셀리의 '악몽'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림에는 순백의 옷을 입고 잠든 여성 위에 괴물이 앉아 있고, 붉은 커튼 뒤로 머리를 내민 말은 기괴한 모습이다. 제목처럼 악몽을 꾸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노석준 RPA 건축연구소 소장은 괴물 캐릭터가 동서양 모든 문화를 막론하고 등장하는 점은 두려움이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 잡은 기본 감정인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 총괄 : 정규득, 책임 프로듀서 : 이동칠, 진행 : 유세진·도광환·노석준·석수선, 촬영 : 김민규·유준하, 스튜디오 연출 : 김혜리, 웹 기획 : 이은진, 연출 : 김현주>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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