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섐보에게 축하인사도 없이 떠난 매킬로이… “17년 골퍼 인생중 가장 힘든날, 몇주간 골프 쉬겠다”

김경호 기자 2024. 6. 1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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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지난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CC에서 열린 제124회 US오픈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파 퍼트를 실패한 뒤 안타까운 표정을 짓고 있다. 파인허스트|AP연합뉴스



메이저대회 역사에 남을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챔피언에게 축하인사도 건네지 않고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평소 상대를 존중하는 매너를 보여온 그답지 않게 스포츠맨십을 지키지 못할 정도로 그가 받은 충격은 매우 컸다.

매킬로이는 지난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리조트&CC(파72)에서 열린 제124회 US오픈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5홀 남기고 2타차로 앞서 우승을 눈앞에 둔 듯싶었으나 16번홀(파4)에서 60㎝, 18번홀(파4)에서 1m가량 되는 퍼트를 넣지 못하는 등 마지막 4개홀에서 보기 3개를 범하고 무너졌다.

먼저 경기를 마치고 대기실에서 중계화면을 지켜보던 매킬로이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18번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 나무 아래로 보내 어려움을 겪고 그린 오른쪽 벙커로 두 번째 샷을 보내는 트러블 상황을 지켜보며 연장전을 기대하다 패배가 굳어지자 곧바로 자리를 떴다.

영국 텔레그라프는 18일 “매킬로이가 승자에 대한 축하도 없이 경기장을 빠져나갔다”며 “디섐보가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기도 전에 대회 관용차가 있는 주차장으로 갔고, 기다리던 미디어를 뒤로하고 곧장 인근의 무어 카운티 공항으로 가 전용기를 타고 플로리다 집으로 향했다”고 전했다. 디섐보가 우승자 공식 인터뷰도 시작하기 전에 그는 비행기 안에 있었다.

매킬로이가 받은 충격은 이해할 만했다. 그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500여회에 가까운 90㎝ 이내 퍼트를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윈덤 클라크(미국)에게 1타차로 져 2014년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그는 이번에도 같은 아픔을 반복했다.

디섐보는 대회 종료 후 매킬로이를 보지 못한 데 대해 진행자에게 물었고, 그가 골프장을 떠났다는 대답에 놀라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PGA 챔피언십에서 잰더 쇼플리(미국)에게 패배한 뒤 승자를 축하해준 그로서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상대의 행동이었다.

하지만 디섐보는 매킬로이에게 덕담을 전했다. “18번홀 퍼트 실수와 같은 상황을 난 누구에게도 바라지 않는다”며 “로리는 더 많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것이고, 그런 의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18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어제는 프로골프 경력 17년 동안 아마도 가장 힘든 날이었다”며 “몇 주 동안 나를 추스르기 위해 골프와 거리를 두겠다”고 밝혔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힌 그는 “스코틀랜드에서 보자”며 글을 맺었다. 다음 달 11일 스코틀랜드에서 개막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챔피언십은 그의 타이틀 방어 무대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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