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에 좋은 선물 드리겠다”…파리올림픽 메달 노리는 우상혁, 마지막 여정 시작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6. 1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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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남자 높이뛰기 메달을 정조준하는 우상혁의 마지막 여정이 막을 올렸다.

우상혁은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체코 프라하로 떠났다.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담금질을 하기 위함이다.

지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2m28로 은메달을 획득,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한 우상혁은 사실 2021년 펼쳐진 2020 도쿄 하계 올림픽 전까지는 올림픽 출전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선수였다. 실제 해당 대회에서 그는 올림픽 랭킹 포인트 인정 마지막 날인 2021년 6월 29일 당시 개인 최고 기록인 2m31을 넘으며 어렵사리 도쿄행 티켓을 따냈다. 본선 출전 선수 33명 중 우상혁의 랭킹은 31위였다.

17일 체코로 떠난 우상혁. 사진=연합뉴스
우상혁은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우상혁은 도쿄에서 누구보다 빛났다. 2m35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한국 육상 트랙&필드 최고 성적인 4위를 마크했다. 세계 무대를 향한 우상혁의 도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순간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우상혁은 17일 출국 전 “3년 전에는 조용히 출국했다. 속으로는 2m35를 뛰겠다고 마음먹었지만, 누구도 믿지 못할 걸 알기에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고 이야기했다.

도쿄 올림픽 이후에도 우상혁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2022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 대회(2m36), 2022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라차 실내 대회(2m35), 2022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2m34)에서 연달아 정상에 섰다. 이후 2022년 5월 진행된 도하 다이아몬드리그(2m33)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우상혁은 같은 해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펼쳐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2m35로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2m37)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에도 유의미한 족적을 남긴 우상혁이다. 2m35로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과 마주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2m33으로 은메달을 수확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따낸 우상혁. 사진=이한주 기자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이 끝난 뒤 정말 많은 경기를 치렀다. 좋은 결과를 얻은 날도, 아쉬운 성적을 낸 적도 있다”며 “도쿄 올림픽이 지난 뒤 겪은 성공과 실패 모두 파리 올림픽 메달을 위한 과정이었다. 이번에는 올림픽 시상대에 꼭 올라야 한다는 간절함을 느낀다. 많은 분이 높이뛰기에 관심을 보여주신다. 나도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을 줄 몰랐다. 많이 응원해주시니, 나도 팬들께 에너지를 드리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우상혁은 이번 대회에서 장 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바르심, 주본 해리슨(미국) 등과 함께 남자 높이뛰기 ‘빅4’로 분류됐다. 도쿄 올림픽 때와는 몰라보게 위상이 달라졌다.

한국을 넘어 세계로 도약 중인 우상혁. 사진=AFPBBNews=News1 제공
우상혁은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은 하늘에서 정해준다고 한다. 현재 남자 높이뛰기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하지만 나는 늘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목표로 훈련해왔다.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한다”면서 “물론 1차 목표는 메달 획득이다. 파리 올림픽 시상대에 서고자 내 온몸을 갈아 넣고 있다. 메달을 걸지 못하면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전지훈련을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체코에서 훈련하는 우상혁은 7월 13일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 출격해 경기력을 점검한다. 7월 21일 진행되는 런던 다이아몬드리그 출전 여부는 아직 미정. 이후 그는 결전의 장소 프랑스로 이동한다.

파리 올림픽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우상혁. 사진=AFPBBNews=News1 제공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는 한국시간으로 8월 7일 오후 6시 10분(현지시간 7일 오전 10시 10분) 예선이 펼쳐지며, 8월 11일 오전 3시 5분(현지시간 10일 오후 7시 5분) 결선이 진행된다. 만약 우상혁이 파리에서 메달을 따게 된다면 그는 한국 육상 최초로 트랙&필드 종목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광복 이후 한국 육상이 배출한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1992년 바르셀로나 황영조(금메달)와 1996년 애틀랜타 이봉주(은메달) 등 단 두 명뿐이다. 두 개의 메달은 모두 도로 종목인 마라톤에서 나왔다.

우상혁은 “도쿄 올림픽 이후 팬들께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 덕에 여기까지 왔다. 파리 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선이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열리지만, 많이 응원해주시면 꼭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한국 육상에 좋은 선물을 드리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우상혁은 파리에서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사진=연합뉴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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