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푸틴 방북, 한반도 안보 영향 우려”
미국 백악관은 18~19일 진행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북·러 관계 심화가 한반도 안보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북한) 방문 자체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두 나라의 관계가 심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비 보좌관은 특히 북·러 관계 심화를 우려하는 이유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아직도 우크라이나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사용돼 우크라이나인들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호주의적 조치(some reciprocity)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금까지는 이 모든 일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결실을 보는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이를 매우 긴밀히 주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는 러시아에 탄약과 미사일 등 무기를 제공한 북한이 그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군사기술 등을 지원받을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한의 대러 무기 제공과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 등을 이전할 가능성을 지속해서 경고해 왔다. 북한과의 무기 거래나 군사기술 이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에 의해 금지된다.
국무부도 북·러 군사 협력 심화는 국제사회 전체가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매슈 밀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지난 몇 달간 북한이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수십 개의 탄도미사일과 1만1000개가 넘는 군수품 컨테이너를 불법 이전하는 것을 봤다”며 “어떤 나라도 이러한 (북·러 간) 관계 심화를 지지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가 스스로 찬성한 비확산 관련 모든 안보리 결의를 존중할 것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방북을 계기로 추가로 무기를 확보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한 무기를 계속 찾는 것은 확실하다”며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이날 싱크탱크 윌슨센터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 100만발 이상을, 이란은 공격용 드론 1000기 이상을 공급했고, 이의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미사일 및 핵 역량을 진전시킬 수 있는 기술과 물자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전쟁 이후 미국 국가안보에 최대 위협을 제기한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비핵화를 보류하고 북·러 무기 거래를 교란하는 정책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특히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반대급부로 군사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 안보를 불안정하게 만들 뿐 아니라 미 본토를 겨냥한 북한의 위협을 고조시킬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진전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찰 역량, 핵잠수함 관련 기술’을 확보할 경우에는 “김정은이 미국 전체를 핵전력으로 겨냥할 수 있게 되며 미국은 이를 1차 선제 타격으로 제거하기 어렵다”고 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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