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美, 비핵화 보류하고 러·북 협력 저지 집중해야”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2024. 6. 1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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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방북에 “6·25 이후 美안보 최대 위협”
“바이든 정부, 이 문제 뒷전으로 미뤄 버려”
中불만 활용, 대북 정보 캠페인 등 제언
“김정은과 푸틴, 서로 천생연분이라 생각할수도”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조선일보DB

미국 조야(朝野)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정상회담에 대해 “6·25전쟁 이후 미국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차 석좌는 “미국 정부가 비핵화를 보류하고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를 방해하는 정책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24년 만에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러·북 정상회담은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 여 만으로, 러시아가 북한이 제공한 포탄의 반대 급부로 첨단 군사 기술을 지원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차 석좌는 “이달 군사 위성 발사에 앞서 러시아 과학자들이 대거 북한을 방문했고, 김정은은 핵잠수함 계획에 만족감을 표명하고 있는데 한반도·아시아 안보 뿐만 아니라 미국에 가하는 직접적 위협을 고조시키는 나쁜 신호”라고 했다.

차 석좌는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 같은 이슈가 산적한 가운데, 정부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 문제를 뒷전으로 미뤄버렸다”며 정부가 북한 비핵화 대신 러·북 군사 협력을 방해하는데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둘 것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올해 여름 있을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북한에 경제적·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중국의 불만을 활용해야한다”고 했다. 푸틴의 조력으로 김정은이 핵무기를 현대화 할 경우 동북아에서 미군의 존재감이 커지고, 한국을 시작으로 ‘핵 도미노 효과’까지 발생할 수 있어 중국이 이를 꺼릴 것이란 논리다.

차 석좌는 “북한이 남한의 대북 확성기가 케이팝(K-pop) 음악을 송출하고 비영리단체(NGO)가 성경을 투하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쓰레기 풍선’을 띄운 것은 북한 정권이 주민들의 외부 세계 노출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미국이 대대적인 인권·정보 침투 캠페인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전쟁에 필요한 물자를 얻고, 북한은 러시아 지원으로 핵무력을 현대화시키는 상황을 가정하며 “푸틴과 김정은은 서로가 천생연분이라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손을 놓고 진부한 논점을 전달하기 보다 공세적인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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