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다 회장 14년 리더십 시험대 올랐다…"재신임 부결 움직임"
일본 토요타 자동차를 14년 간 이끌었던 도요다 아키오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다. 오는 18일 연례 주주총회를 앞두고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재신임 반대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인증 비리 의혹으로 촉발된 리더십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도 토요타 주주들에게 도요다 회장 연임안 반대를 권고했다. 두 자문사가 한 목소리로 도요다 회장 연임 반대를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SS는 최근 불거진 토요타 안전 인증 취득 비리와 관련해 "토요타 책임으로 봐야 한다"며 "도요다 회장이 내놓은 기업 개혁안에 이사진 개편은 빠졌는데 기업문화를 바꾸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토요타 경영을 오랜 기간 지켜봐온 컨설턴트 제프리 리커는 NYT 인터뷰에서 "도요다 회장 판단이 옳은 것으로 증명되면서 본인 바람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것"이라며 "단순 의견을 제시해도 (토요타 내부에서는) 신탁처럼 받아들여 진다"고 했다. NYT는 익명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사진 사이에서도 도요다 회장 판단으로 큰 이익을 올린 게 오히려 회사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스가와라 이구로 토요타 사외이사가 현지 주간지 주간문춘 인터뷰에서 "도요다 회장이 '질문하지 않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고 발언한 것도 조명했다. 그는 "과거 도요다 회장은 자기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들을 곁에 뒀다"며 "지금 도요다 회장은 변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도요다 회장 재신임 안이 부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토요타 지분은 대부분 일본은행 등 현지 기관이나 토요타 그룹 계열사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주총에서 도요다 회장 재신임안은 96% 찬성으로 통과됐다. 지난해 주총에서 찬성 비율은 85%였다.
국토교통성은 토요타가 보행자 보호 시험, 충돌 시험 증에서 부정을 저질렀다면서 "소비자 신뢰를 훼손하며 자동차 인증 제도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로 지극히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국토교통성이 규제를 잘못 적용한 탓에 토요타 등 기업들이 오명을 쓴 것이라고 지적한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제로이드 라이디는 지난 6일 게재한 사설에서 이번 사건을 아우디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같은 비리로 다루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토교통성) 조사에 따르면 토요타는 규정이 정한 50도가 아닌 65도 각도로 보행자 충격 실험을 진행했다. 65도 충돌이 더 심각한 상해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우디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없이는 인증을 통과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이번 사건은 정반대다. 현장 직원들은 (차량이) 통과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알고 더 빠른 실험 방식을 택한 것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리콜 조치가 없고, 아무도 안전을 문제 삼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월 100만원 벌어" 백종원에 불만 폭발…'연돈' 점주들 단체행동 - 머니투데이
- 신동엽, '대마초 사건' 자폭 개그에…"부끄러운 줄 모르냐" 일침 - 머니투데이
- '빚 1.6억' 아내 신용불량자 만든 남편…외제차 구입 이유 '황당' - 머니투데이
- 서동주 "아빠 故서세원 불륜, 화도 안 났다" 당시 심경 고백 - 머니투데이
- 김호중 '음주 뺑소니' 후폭풍…끈끈하던 개그 선후배, 막장소송 터졌다 - 머니투데이
- 흑백요리사 유비빔, '맛집' 소문났던 그 식당 접는다…"구속에도 영업" - 머니투데이
- 통아저씨 "70년전 가출한 친모…할아버지에 성폭행당했다고" - 머니투데이
- "여보, 우리도 차 바꿀까"…싹 바뀐 팰리세이드·스포티지, 신차 쏟아진다 - 머니투데이
- 대선 막판 "쓰레기" 파장…뉴멕시코에 들른 트럼프 - 머니투데이
- '연쇄살인마' 유영철, 시뻘게진 눈으로 "귀신 4명 보여…잠 못 자"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