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9개월 만에 또 만난다… 24년 만에 평양 찾아 북·러 관계 재조정?
북·러 관계 동맹 수준 격상 가능성… 새 군사조약 전망도
소련 해체 이후 폐기된 동맹 조항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부활 우려
전문가 “보여주기 쇼 회담 주목적
군사동맹 양국 부담 커 시기상조”
김정은 방러 후 고위급 교류 25건
北 푸틴 의전·밀착 과시 상당할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첫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8일 방북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달라진 북·러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양국 최고 지도자간 회담은 지난해 9월에 이어 약 9개월 만에 또다시 성사됐다.
푸틴 방북을 하루 앞둔 17일 정보당국을 통해 ‘자동개입조항에 준하는 합의가 발표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도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선 넘지 말라’고 경고성 소통을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북·러 관계의 전략적 강화가 80여년 전 수준으로 강화된다는 우려를 하면서도 ‘자동개입 조항 부활이나 그에 준하는 군사조약 발표’에는 신중한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자동개입조항 부활 가능성을 지적해온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우리 정부가 한·미동맹, 한·미·일 관계를 군사 동맹 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을 뒷받침하려 정부가 이제와 북·러도 동맹 수준의 군사조약을 바로 내놓을 것처럼 이야기하는 측면이 보이는데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했다.
2000년 푸틴 첫 방문때는 김정일 위원장이 직접 평양 국제공항에서 영접하고 금수산기념궁전 방문,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 기념 연회, 해방탑 헌화 등으로 일정이 꾸려졌다. 당시 의전 수준에 더해 최근 준공된 당 중앙간부학교를 동행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22일 북한 매체를 통해 이 학교가 처음 공개됐을 때 건물 외벽에 마르크스외 레닌의 대형 초상화를 내건 것이 포착됐다. 북한이 1960년대 들어 개인숭배를 비난하며 스탈린 격하운동을 한 소련과 거리를 두면서 주체사상을 내세웠기 때문에 마르크스, 레닌 초상화를 내건 것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한 전문가는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한 곳을 단 기간에 4번이나 방문해 건물 외관, 실내를 샅샅이 공개했던 것은 푸틴 방문을 준비한 차원이었던 것 같다”며 “이번 회담의 실질적 내용이 부실하더라도 러시아와 사상적 유대를 과시하는 데 딱 좋은 장소”라고 했다.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시 의전과 비교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방러 이후 공개된 북·러간 고위급 교류는 9개월간 총 25건에 이른다. 최선희 외무상을 비롯해 정보산업성, 농업과학원, 수산성, 보건성, 교육성, 사회안전성,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등 당, 내각과 외곽 조직이 총동원되고 있다.
김예진·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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