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할 리드오프’+‘ERA 2점대 2선발’ 동시에 잃은 다저스, 최대 위기 맞이했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다저스가 대형 위기를 맞이했다. 과연 이를 어떻게 헤쳐나갈까.
LA 다저스는 6월 17일(한국시간) 핵심 전력의 이탈을 맞이했다. 투타 핵심 전력이 단 이틀 사이에 둘이나 이탈했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주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인 무키 베츠다.
16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선발등판했지만 2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던 야마모토는 17일 결국 부상자 명단(IL)으로 향했다. 당초 삼두근 부상으로 알려졌고 IL 등록 사유도 삼두근 긴장 증세였지만 실제로는 아니었다. MLB.com에 따르면 야마모토의 정확한 부상 부위는 우측 어깨 회전근개였다. 삼두근보다 더 위험한 부위다.
야마모토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이날 다저스는 베츠까지 잃었다. 베츠는 이날 캔자스시티와 경기에 출전했지만 7회 댄 알타빌라의 시속 97.9마일 패스트볼에 왼손을 맞았다. 고통을 호소하며 교체된 베츠는 결국 왼손 골절 진단을 받았다.
다행인 점은 두 선수 모두 수술대에 오르지는 않는다는 것. 야마모토는 회전근개 긴장 증세가 있지만 파열은 발견되지 않았다. 베츠 역시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다는 소견이다. 두 선수는 휴식을 취하며 회복에 전념할 예정이다.
하지만 수술을 받지는 않아도 복귀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 다저스는 당분간 베츠와 야마모토 없이 시즌을 이어가야 한다.
두 선수는 모두 다저스 전력의 핵심이다. 베츠는 타선의 첨병인 리드오프이자 주전 유격수. 야마모토는 현재 팀의 2선발이다. 맡은 역할이 큰 것 뿐만 아니라 성적도 뛰어나다.
다저스가 12년 3억6,500만 달러를 투자한 베츠는 현역 최고의 선수 중 하나. 지난해 152경기 .307/.408/.579 39홈런 107타점 14도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MVP 2위에 올랐다. 그리고 올시즌에도 72경기에서 .304/.405/.488 10홈런 40타점 9도루로 맹활약 중이었다. 베츠와 오타니 쇼헤이, 프레디 프리먼으로 이어지는 타선의 1-3번 'MVP 3인방'은 다저스 공격의 핵심. 공격의 선봉장으로 오타니와 프리먼에게 찬스를 만들어주는 선수가 바로 베츠였다.
특히 팀 사정으로 31세 나이에 갑자기 처음으로 풀타임 유격수를 맡았음에도 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해내고 있었다. 거의 모든 커리어를 외야수로 보냈고 전문 유격수가 아닌 만큼 유격수로서 수비력은 물론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이를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공격력을 꾸준히 유지하며 리그 최고 수준의 활약을 계속 펼치고 있었다.
베츠가 이탈한 수비 공백은 베테랑 유격수인 미겔 로하스로 채울 수 있다. 전문 유격수인 로하스는 안정적인 수비력을 가진 선수. 유격수로서 수비력은 베츠보다 낫다. 하지만 베츠 수준의 공격력을 기대할 수는 없다. 로하스는 좋은 컨택 능력을 가진 타자지만 리그 평균 이상의 타격 생산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타자다. MVP급 타자인 베츠의 이탈은 필연적으로 다저스의 타선 약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올시즌에 앞서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야마모토는 빅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신인임에도 다저스와 12년 3억2,500만 달러의 역대 투수 최고액 계약을 맺었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이자 일본 국가대표팀 에이스인 야마모토는 그만큼 메이저리그의 큰 기대를 받았다. 일본 에이스에 대한 메이저리그의 인정, 그리고 1998년생 어린 나이 덕분이었다.
야마모토는 서울 고척돔에서 치른 빅리그 데뷔전에서 1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이후 13경기에서 73이닝을 투구하며 6승 1패,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다. 올시즌 성적은 14경기 74이닝, 6승 2패, 평균자채점 2.92, 84탈삼진. 다저스 팀 내 다승 3위,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2위로 팀 2선발 위치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에게 뒤쳐지지 않는 맹투로 로테이션을 이끌고 있었다.
다저스는 워커 뷸러가 아직 기량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고 클레이튼 커쇼는 부상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글래스노우를 비롯해 가빈 스톤, 제임스 팩스턴도 안정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에이스급 투수 한 명이 줄어드는 타격은 크다. 야마모토는 올시즌 다저스가 팀 평균자책점 전체 4위(ERA 3.26), 선발 평균자책점 전체 5위(3.42)를 기록하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던 선수 중 하나. 야마모토의 이탈로 다저스의 '투수 왕국' 명성에 금이 갈 수도 있다.
물론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절대 강자'다. 17일까지 승률 0.603을 기록한 다저스는 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8경기차로 앞서고 있다. 17일까지 다저스를 제외한 나머지 4팀이 모두 승률 5할 미만인 상황에서 다저스가 1위 자리를 계속 지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아직 시즌은 절반 이상 남아있다. 대체가 어려운 부상 선수들의 결장이 길어지는 가운데 다른 변수가 생긴다면 상황은 급격히 악화될 수도 있다.
이제는 한화 이글스로 돌아간 류현진이 입단했던 2013시즌부터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른 다저스는 2021시즌을 제외한 10시즌을 지구 우승에 성공했다. 과연 투타 핵심 전력이 갑작스럽게 함께 이탈한 다저스가 과연 이들의 공백기간 동안 어떤 경기를 펼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위부터 무키 베츠, 야마모토 요시노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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