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은 생각도 안해" 그래도 포기 없는 주민규의 '10% 마법'…득점왕 경쟁 본격 가세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22골→17골→17골→5골+α, 한국 축구의 간판 골잡이 주민규(34·울산)의 득점 여정이다. 주민규가 2024시즌 K리그1 득점왕 경쟁에도 본격 가세했다. 그는 2021년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22골을 터트리며 첫 K리그1 득점왕에 등극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도 최다인 17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경기당 득점에서 밀려 득점왕 타이틀을 놓쳤고, 지난해에는 경기당 득점에서 앞서 탈환했다. 울산 유니폼을 다시 입은 첫 해의 환희라 기쁨은 곱절이었다. 주민규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56골을 터트렸다. 하지만 올 시즌 '골 행보'는 다소 더뎠다. 4월 3골을 넣은 후 7경기 만인 5월 25일이 돼서야 4호골을 터트렸다. 골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 그는 3경기 만인 16일 FC서울(2대2 무)을 상대로 경기 시작 1분 만에 상대 수비진의 실수로 얻은 기회에서 골망을 흔들었다.
5호골을 기록한 주민규는 득점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득점 선두 9골의 이승우(수원FC), 일류첸코(서울)와는 4골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유의 몰아치기가 빛을 발하면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 이번 시즌 K리그1은 21라운드가 더 남았다. 기세도 매섭다. 그는 6일 싱가포르와의 2022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5차전에서 도움 해트트릭과 함께 A매치 데뷔골을 신고했다. 34세54일 만에 터진 감격이었다. 최고령 A대표 발탁(33세333일), A매치 데뷔전(33세 343일)에 이은 또 하나의 '인간 승리'였다.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주민규의 대명사가 됐다.
더 이상 태극마크가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그는 울산에서의 활약이 더 간절해졌다. 주민규는 A대표팀 발탁 전과 후에 대해 "더 잘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더 많이 생겼다. 팀에 도움되려고 헌신하고 노력하는 그런 부분들이 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골이다. 그는 "팀에서 골을 많이 넣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는데 1분 몇 초 만에 골을 넣어서 감사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팀이 이겼으면 더 좋았을텐데 좀 아쉬운 경기였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울산은 서울전에서 전반 2-0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2골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하루 만의 선두 탈환에도 웃을 수 없었다. 주민규는 현재의 시간이 감사하다. 그는 A대표팀에 대해선 "지친다고 표현하기보다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자리다. 난 감사하게 그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동안 성장할 수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감사한 시간이었다"며 "첫 번째 발탁에선 긴장을 많이 했었는데, 두 번째는 선수들과 안면이 좀 있었고 또 생활을 같이 했었기 때문에 편안한게 있었다. 그런 편안함이 경기장에서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리안 케인'은 또 다른 양념이다. 그는 포스트플레이에 능하고, 활동반경도 넓다. 중원까지 내려와 공간을 창출한다. 원톱과 제로톱을 오가는 유형으로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과 꼭 빼닮았다. 주민규는 "'코리안 케인'이라는 별명은 굉장히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케인의 플레이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렇게 봐 주셔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또 그 책임감을 가지고 잘 해야될 것 같다"며 "케인 세리머니도 따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또 "케인 뿐만 아니라 홀란(맨시티) 등 전 세계적으로 골을 많이 넣는 영상들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다. '왜 이 상황에서 이렇게 때렸을까', '이렇게 골을 넣었을까'하는 장면들을 많이 보고 연구하고 그런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정확히 2년 후 북중미월드컵이 열린다. 주민규의 나이는 서른여섯 살이 된다. "여전히 똑같다. 월드컵은 생각도 안하고 있다. 팀에서 많은 골을 넣고 난 다음에 생각해도 앞으로 2년이라는 시간이 더 있다. 골을 많이 넣고, 몸 관리를 잘 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볼 일인 것 같다."
3월 첫 발탁에선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50%'라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주민규는 "이번에는 10% 늘어서 60%다. 앞으로 소집될 때마다 10%씩 높였으면 한다. 70%, 80%…, 이렇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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