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돈 빼 미국으로"…팬데믹이 바꿔놓은 글로벌 투자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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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투자 자본의 미국 쏠림 현상이 한층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엔 미국 이외 지역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강했지만, 팬데믹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기조를 지속하면서 외국 자본이 중국 등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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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투자 자본 내 미국 비중 18%→33%…
중국 비중은 7%→3%, 올들어 외국인 직접투자 28% 급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글로벌 투자 자본의 미국 쏠림 현상이 한층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이전엔 미국 이외 지역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탈달러화' 움직임이 강했지만, 팬데믹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 기조를 지속하면서 외국 자본이 중국 등 신흥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요청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1~2023년 전 세계 국경 간 자본 흐름에서 미국의 비중은 33%로 집계됐다. 이는 팬데믹 이전 비중 18%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에 유입된 외국인 투자액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5%에 달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고금리, 러시아 자산 동결, 조 바이든 행정부의 산업지원 정책 등을 글로벌 투자 자본의 미국 쏠림 현상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도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불렀다. 세계은행(WB)은 지난주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보다 0.9%포인트 상향 조정한 2.5%로 제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자산이 동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자본의 국경 간 자유로운 이동에 의문을 제기했고, 이는 미국 투자 쏠림 현상의 속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달러의 지배력에 대한 불안감에도 미국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중국과 패권 경쟁 중인 미국이 재생에너지와 반도체 생산 촉진을 위해 수십억 달러 상당의 지원 정책을 펼친 것도 새로운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으로 이어졌다. 조 바이든 행정부로부터 66억달러 지원을 받는 TSMC는 미국 현지 공장 설립 등에 650억달러를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64억달러를 받고 미 현지에 44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이 외국인들의 인기 투자처로 주목받는 사이 지정학적 경쟁국인 중국은 외국인 자본 유출 사태를 겪고 있다. IMF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 자본 흐름에서 중국의 비중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까지 10년간 평균 7%였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인 2021~2023년 평균 비중은 3%로 절반 이상 줄었다. 중국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중국 FDI는 지난해 전년 대비 8% 감소했고, 올해 1~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7.9% 급감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신흥국으로 향했던 세계 자본 흐름이 팬데믹 이후 미국으로 방향을 틀었다며 신흥국 내 외국인 자본 유출 심각성을 지적한다. 국제금융연구소(IIF)의 조나단 포천 이코노미스트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미국으로 쏠리면서 신흥국으로 유입되던 자금의 일부가 고갈됐다"고 짚었다.
영국 사모펀드 업체인 유리존 SLJ 캐피탈의 스티븐 젠 최고경영자(CEO)는 "중국과 미국의 FDI 유입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크게 달라졌는데 이 같은 흐름은 양국의 정책이 바뀌어야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자본 흐름 전환의 계기가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미국 자산 투자 수익률도 떨어지기 때문에 미국에서 외국 자본 유출이 이뤄질 수 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산업 지원 정책을 뒤집을 가능성이 높아 해외 기업의 '탈미국'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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