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이 민심" 번복한 친윤계 "檢 중간일 뿐이던 한동훈…지지율도 낮아져"
"당원·국민 시각 달라", "당 지지자와 당원 관심 달라"…'전대 룰'과 함께 표변
韓에 "尹의 최대수혜자" "그릇 커야" "소통 안돼"…측근 '정체성 공세' 군불
친윤(親윤석열)계 핵심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이 당대표 도전이 임박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검찰 중간 간부에 불과하던 사람", "그릇이 크고 포용력이 뛰어나야 된다" 등 공개적으로 평가절하했다. 당심(黨心) 지지율 하락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철규 의원은 17일 KBS라디오 '고성국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진행자가 꺼낸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표현을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이다. 선거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당원 의사결정권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전면 부정하면서 이같은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우리 당원들의 시각과 일반국민들의 시각이 다를 수 있다"고도 했다. 친윤계는 지난해 여론조사를 배제한 당원투표 100% 전당대회 룰을 도입하며 제20대 대선 후 당원배가로 '윤심(尹心)이 당심, 당심이 민심'이란 논리를 폈었지만, '8대 2 룰'로 개정한 뒤엔 '당심·민심 시각차'를 주장한 셈이다.
한동훈 대세론을 두고 이 의원은 "한 사나흘 전에 특정 언론사에서 보도했다가 그냥 내려버린, 덮어버린 보도 등이 굉장히 영향을 많이 미쳤다"며 "보수 지지층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율이 거의 40% 이상 다운돼 있지 않나. 우리 당 지지자들 지지도도 많이 내려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엔 또 다른 흐름이 있을 것"이라며 "흥미가 점점 더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의 보수여권 지지세 하락 추세를 기대한 것으로 풀이된다.반면 당일 공표된 뉴스1 의뢰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선 한 전 위원장에 대한 여당 지지층의 당대표 선호도가 59%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거듭 "당 지지자와 당원들의 관심은 조금 다르다"며 "특정인이 대세를 장악했다고 보도되는 건 후보 당사자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제했다. 소위 '바닥 민심'이라며 "한두달 전, 2월하고는 많이 다르다"며 "저도 지역에 가서 (최근) 3~4일 사이 많은 분의 우려도 읽을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또 "우리 당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분들, 공감하기 어려운 분들이 특정 후보의 주변을 에워싸고 있다"며 "전통적 당 지지자들이 볼 때 우리와 함께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 아닌 사람들"이라고 한 전 위원장과 지지인사들을 꼬집었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원외 대표 불가론'에도 공감했다.
이 의원은 "원내이기 때문에 되고 원외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딱 잘라 말씀드리고 싶진 않다"면서도 "당의 지도자는 그릇이 크고 포용력이 뛰어나야 된다. 또 온갖 상충되는 이해를 잘 통합하고 조율할 수 있는 능력있는 분이 하셔야 되지 않느냐는 얘기는 일반론"이라고 주장했다. "정부와 협업"도 강조했다.
나아가 한 전 위원장 자체를 두고도 "우리 당에 어차피 당대표 나오려고 하는 분이니까(말하겠다)"라며 "우리 당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제일 가까운 분이 맞다. 제일 오랫동안 함께해오고 제일 큰 수혜자가 맞다. 사실 검찰 중간간부에 불과하던 사람을 발탁해 법무부 장관 전권을 주다시피 했었다"고 지적했다.
한 전 위원장이 스스로의 능력이나 체급을 초월한 혜택을 받았었다고 전제한 셈이다. 그러면서 "'저분이면 대통령 국정운영을 잘 뒷받침해주겠구나, 어려운 시기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 있겠구나' 해서 비대위원장으로 당원들이 추대했는데 (대통령과) 갈등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22대 총선 기간 대통령실의 정무 판단 문제로 불거졌던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을 한 전 위원장 책임이라고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그런 것들(갈등 정황)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외부로 표출됐는지 우리가 다 언론 보도를 통해 기억하고 있지 않느냐"며 "그런 게 좀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단독으로 맡았던 인재영입위원장을 한 전 위원장과 공동으로 맡기 시작한 뒤 공천 갈등을 노출했던 그는 '공천관리위원으로도 들어갔는데 공천이 끝난 다음 비판 입장을 발표했더라'라는 질문에 "비례대표 후보 선정에 아쉬움을 아주 완곡하게 표현했었다"며 "(한 전 위원장과) 소통이 안 되니까"라고 발언했다.
SNS글을 올린 뒤 기자회견까지 연 배경으론 "당직자와 열세·취약지역 (출신의 당선권) 의무배정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이었다면서 "소통이 안 된 게 사실이다. 전화도 안 되면 할 수 없지 않냐"며 "김경율 당시 비대위원 등이 언론에 나가 '사천이 안 돼 몽니 부린다'는 취지로 왜곡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측근들, 당시에 당직을 맡은 분들이 비공개로 언론에 그런 취지로 말했기 때문에 '진실을 밝혀야겠다'해서 말씀드린 결과"라며 "제가 말씀을 잘못 드렸다면 (명단이) 바뀌지 말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후 한 전 위원장과 소통 여부엔 "선거 끝나고 전화 한번 주셔서 통화한 적이 있다"고만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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