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현대판 ‘측우기’로 관측 한계 극복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세종 23년(1441년) 기록된 이 내용엔 당시 세자였던 문종이 가뭄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을 생각하며 측우기를 실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측우기는 애민 정신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600여년 전 조선시대 기상과학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 주는 유물이다.
조선시대 전국적인 강수량 관측의 역사는 오늘날 자동 지상 기상관측망으로 이어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근년 이래로 세자가 가뭄을 근심하여, 비가 올 때마다 젖어 들어간 푼수(分數)를 땅을 파고 보았었다. 그러나 정확하게 비가 온 푼수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구리를 부어 그릇을 만들고는 궁중(宮中)에 두어 빗물이 그릇에 괴인 푼수를 실험하였다.”(세종실록)
세종 23년(1441년) 기록된 이 내용엔 당시 세자였던 문종이 가뭄으로 고생하는 백성들을 생각하며 측우기를 실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측우기는 애민 정신이 담긴 소중한 문화유산이며, 600여년 전 조선시대 기상과학 기술의 우수성을 보여 주는 유물이다. 측우기에 의한 우량 관측은 왕실과 전국 도감영 14곳, 부·군·현 334곳에서 행해졌고 국정 운영의 기본자료로 쓰였다.
조선시대 전국적인 강수량 관측의 역사는 오늘날 자동 지상 기상관측망으로 이어졌다. 현재 기상청은 위험 기상을 미리 탐지하기 위해 전국 642곳, 평균 12.5㎞ 간격으로 설치된 장비를 통해 1분마다 강수량, 기온, 풍향, 풍속 등을 관측하고 있다.
다만 산악지역이나 해상 등 지리적으로 장비 설치가 쉽지 않은 지역은 관측이 어려운 한계가 있다.
원격탐사 기술 중 하나인 기상레이더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기상레이더는 전자기파를 하늘로 쏘아서 구름 속에 있는 비의 양과 비구름의 위치, 이동을 감시하는 첨단 기상장비다. 관측지점으로부터 반경 240㎞ 영역 내 발생한 모든 비구름을 입체적으로 관측할 수 있다. 지상 기상관측망 설치가 어려운 산악이나 해상까지도 관측이 가능하며, 더 촘촘하게 강수량을 감시할 수 있다. 하늘에 떠 있는 비구름의 특성까지 알 수 있어서 날씨 예측에도 활용될 수 있다.
1969년부터 기상레이더 관측을 시작한 기상청은 기상레이더 관측자료를 기반으로 강수량을 추정하고 대기 중의 입체적인 바람 정보를 생산한다. 이를 통해 강수량이 많거나 바람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과 그 정도를 파악할 수 있어 위험 기상으로 인한 재해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눈과 비의 구분 정보, 우박이나 낙뢰 발생 가능 위치, 호우 정체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해 국민이 안전한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최근 기상레이더를 기반으로 2~3시간 이내의 강수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한국형 독자 기술’을 개발해 대국민 제공을 앞두고 있다. 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초단기 강수 예측 기술 개발도 시작했다. 기상레이더 자료의 처리기술 국내외 특허는 무려 90건에 이를 만큼 기상청은 레이더 분야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려고 한다.
조선시대 측우기는 우리 기상과학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렸다. 기상청도 기상레이더 기술 개발을 통해 기상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우리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고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유희동 기상청장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학시절 동거했다” 배우 권율, 깜짝 고백 상대는 누구?
- ‘77세 득남’ 김용건 “머리에 출혈”…남은 수명 통보받아
- 51년 만에… 이상민, 친동생 ‘상호’ 죽음 알게 됐다
- 부친 고소 이후… 박세리 ‘나혼산’ 4층 집, 경매 넘어갔다
- 박근형 “이상엽, 내게 주례 부탁하고 결혼식에 안 불러”
- 벌써 이렇게 컸어?… 추사랑, 절친 유토와 폭풍 성장
- 아파트 뛰어내린 男, 길 가던 주민 덮쳐… 2명 모두 사망
- 김진경♥김승규 결혼식 올려…모델·축구선수 부부 탄생
- ‘출산’ 황보라, 의료파업 피해…“진통제 안 줘”
- “키 180㎝에 날씬, 면식범”…구하라 금고 훔친 그놈 찾는 그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