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소웨토 블루스', 봉기-학살의 기록이자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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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흑인주거지역 소웨토(Soweto)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정부의 공식 수업언어 변경 지침에 반발, 거리로 나섰다.
수학 사회 등 비언어과목 수업에 아프리칸스어를 쓰라는 것.
6월 16일 소웨토 올란도웨스트 중등학교 학생들이 시작한 가두행진에 지역 학생들이 잇달아 가세하며 시위대가 약 1만 명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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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흑인주거지역 소웨토(Soweto)의 초중등학교 학생들이 정부의 공식 수업언어 변경 지침에 반발, 거리로 나섰다. 수학 사회 등 비언어과목 수업에 아프리칸스어를 쓰라는 것. 식민지 옛 종주국 네덜란드어에 뿌리를 둔 아프리칸스어는 영어와 함께 남아공 소수 백인들의 언어이자, 아파르트헤이트 시대 경찰관과 행정 관료들이 쓰던 공권력의 상징적 언어였다. 당시 흑인 학생들은 토착부족어로 수업을 받았다. 아프리칸스어 교재는커녕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만큼 그 언어에 능통한 교사들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었다.
앞서 1953년 남아공 정부는 ‘반투교육법’을 제정했다. 교육 시스템과 커리큘럼을 인종별로 차별화해 흑인학교에는 백인학교에 배당하던 예산의 5분의 1만 지급, 수학 과학 등은 초보적인 단계만, 다시 말해 저학력 노동인력 양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만 가르치게 했다. 그 악질적인 차별법에서도 강제하지 않았던 모국어를 공교육 시스템에서 배제한 거였다.
6월 16일 소웨토 올란도웨스트 중등학교 학생들이 시작한 가두행진에 지역 학생들이 잇달아 가세하며 시위대가 약 1만 명으로 불어났다. 지역 교육당국에 건의서를 전달하려던 게 시위대의 목적이었다. 최루탄으로 시위대를 해산하려던 경찰은 투석이 시작되자 실탄을 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 만 12세 학생(Hector Pieterson)이 숨졌다. 소웨토 봉기는 18일까지 2박 3일간 최소 176명 최대 700여 명이 숨지는 참변으로 확산됐다. 희생자는 대부분 청소년들이었다. 후폭풍은 여러 지역에서 그해 말까지 이어졌고, 백인 학생 다수도 정부 성토에 동참했다.
희생자 1주기인 1977년 재즈 뮤지션 휴 마세켈라는 저 날의 봉기를 기리는 기념비적 노래 ‘소웨토 블루스’를 발표, 남아공 정부의 공식 발표 한 구절인 "일부 지역에서 빚어진 약간 끔찍한 일(Just a little atrocity/ Deep in the city)"을 후렴구에 넣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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