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상속세 완화 논의에 "우선 세수부터"… 속내 복잡한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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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 폐지·상속세 인하 등 대통령실이 드라이브를 건 세제 개편 방안에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이 주목된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세수 결손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정부가 '부자감세'라고 하는 상속세 개편과 종부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먼저 세수 확충 방안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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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종부세 완화' 불붙여… 용산에 빌미
"정부 내 의견 다양… 세법개정안 보자"
종합부동산세 폐지·상속세 인하 등 대통령실이 드라이브를 건 세제 개편 방안에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적 선택이 주목된다. 민주당은 17일 정부·여당의 주도권에 "세수 확충 방안부터 내놓으라"고 응수했지만, 내부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성역과도 같은 '부자감세' 방안을 공론화하는 자체부터 논란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지난 대선 패배를 곱씹으면 3년 뒤 정권 교체를 위한 부동산 표심 확보 차원에서라도 정부·여당에 끌려가기보다 민주당의 입장을 정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면 반대' 대신 "세수 대책 먼저"
전날 대통령실의 세제 개편 드라이브에 민주당은 세수 결손 문제로 시선을 돌렸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세수 결손이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정부가 '부자감세'라고 하는 상속세 개편과 종부세 폐지를 추진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먼저 세수 확충 방안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추진 중인 종부세·상속세 등의 감세 논의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기존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민주당에 민감한 이슈를 굳이 선제적으로 손볼 필요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총선 압승 이후 박찬대 원내대표가 '1가구 종부세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적지 않은 후폭풍에 시달렸던 것도 이런 내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에 대해 당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종부세 완화 효과 등 실태가 명확히 드러나기 전에 섣불리 접근한 측면이 있다"면서 "수도권 일부 지역구에서는 그런 논의를 해야 할 정치적 상황이 있지만, 당 전체로 봤을 때는 다른 문제인 만큼 정교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종부세 완화' 불붙였던 민주당… 전면 공세엔 고민
문제는 과거처럼 민주당이 세제 개편 이슈에 반대만 고집할 수 없는 상황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재명 대표도 지난 대선 당시 종부세 완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후반기부터 민주당을 외면한 부동산 민심은 결국 2년 전 대선에서 국민의힘을 선택했다. 변수는 남아있지만, 2년 전 대선과 같은 접전이 3년 뒤 대선에서도 반복되면 결국 민주당은 수도권 중산층 표심 확보를 위해 세제 개편 이슈를 계속 성역에 맡겨 둘 수 없는 셈이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총선 이후 박 원내대표나 종부세 폐지를 꺼낸 고민정 의원 발언이 여권의 세제 개편 논의에 괜한 빌미를 준 것 같다"고 푸념했다.
대응책 만지작, 중산층 상속세·금투세 보완 카드
세제 개편에 대한 고민은 민주당 내부에서도 감지된다. 실제 국세청 차장 출신 임광현 의원은 중산층 상속세 개편이나 금융투자소득세 보완 방안 등을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세금 문제는 다른 세목과 재정 문제 등 과세체계 전반을 한꺼번에 따져 봐야 하는 만큼 종부세, 상속세 등 개별 세목별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은 다음 달 말쯤 정부가 내놓을 세제 개편 방안 발표 이후에는 구체화된 입장 정리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국회 내에서 입법 결정권을 가진 다수당인 만큼 민주당도 세제 개편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세수 감소로 시선을 돌린 채 무작정 시간을 미루기에 명분도 점점 마땅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정부 내에서도 개별 의견들이 마구 튀어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조율된 입장이 제출되면 그때 당에서 입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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