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사고 막는 AI 알리미… 보행자에 “차량 진입중” 음성 경고

송유근 기자 2024. 6. 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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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ech와 함께 안전운전] 〈7〉 교차로 안전 지키는 AI 기술
카메라 4대로 車-사람 정확히 구분… 운전자엔 ‘보행자 대기중’ 경고 문구
사고발생 장소-통학로 등 설치 확대… 시흥 이어 동대문-송파 등도 도입
10일 경기 시흥시 장현초 정문 옆 교차로 전광판에 우회전 주의 경고 문구를 본 차량이 속도를 줄이고 있다. 시흥=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0일 오후 2시 반 경기 시흥시 장현초 정문 앞.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정문을 나선 학생들은 우측에 있는 교차로를 향해 달려갔다. 그 순간 교차로를 향해 빠르게 달려오는 차량 한 대가 보였다. 차량이 교차로 30m 앞까지 다가오자 도로 우측에 설치된 전광판에 ‘우회전 주의’ ‘보행자 대기 중’이라는 경고 문구가 떴다. 전광판을 확인한 차량은 속도를 줄이기 시작해 교차로 앞에서 멈춰섰다.

동시에 교차로에 설치된 스피커에서는 “차량 진입 중, 좌우를 살피고 건너세요”라는 안내방송이 반복해서 흘러나왔다. 그 덕분에 달려오던 학생들은 발걸음을 늦추고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 뒤 주위를 살폈다.

이 시스템은 시흥시가 올 2월 설치한 인공지능(AI) 기반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다. 과거 우회전 차량과 보행자의 횡단 사고가 실제 발생한 장소에 우선적으로 설치됐다. ‘우회전 일시 정지’ 정책이 시행된 지 어느덧 2년. 그럼에도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자 이처럼 AI 첨단 기술을 활용해 우회전 차량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 운전자·보행자 모두 경고해 사고 예방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는 차량과 보행자의 교차로 접근 여부에 따라 다르게 안내된다. 차량이 교차로로 진입하는 시점에 보행자가 접근 중이면 ‘보행자 대기중’ ‘우회전 주의’라고 전광판에 안내된다. 실제로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너기 시작하면 ‘보행자 횡단 중’ ‘우회전 주의’로 안내 내용이 바뀐다. 두 상황 모두 보행자는 차량 진입 안내를 스피커로 들을 수 있다. AI가 운전자와 보행자 양쪽 모두 교차로로 진입하는 경우를 실시간 판단해 안내하는 쌍방향 시스템인 셈이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우회전하기 약 30m 전부터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접근하고 있는지, 실제로 건너고 있는지 사전에 전달받을 수 있다. 사각지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우회전 차량 사고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운전자와 보행자가 동시에 경고 안내를 받기 때문에 ‘2중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모차를 끌고 교차로에서 대기하던 한 학부모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주변에 이런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교차로 상황에 대해 실시간으로 맞춤형 안내를 전달할 수 있는 이유는 교차로에 AI 영상 판별기기가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곳에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설치한 AI 솔루션 기업 ‘핀텔’의 박학규 대리는 “4대의 카메라가 교차로 주변 차량과 보행자를 정확히 구분하기 때문에 실시간 안내가 가능하다”며 “최근 AI 시장이 커지면서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처럼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교통 환경을 최적화하는 데 AI가 대폭 도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실제 사고 발생 지역, 통학로에 설치 확대

2022년 7월 우회전 사고 예방을 위한 도로교통법이 생겼지만, 운전자의 인식 변화가 미미하고 사고 위험이 끊이지 않았다. 2022년 기준 우회전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190건이 늘어 총 4230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사망자는 58명이다. 전체 도로 횡단 사고 중 우회전 사고 비율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30.2%에 달한다.

사고가 끊이지 않자 시흥시는 AI 우회전 알리미를 도입하기로 했다. 시흥시 첨단교통팀 민현홍 주무관은 “우회전 차량 관련 도로교통법이 생겼지만 현장에서는 제도 혼란 등 사고가 이어져 왔다”며 “사고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다 AI를 활용한 교차로 시스템을 설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시흥시는 장현초뿐 아니라 신현역교차로와 꿈나래 유치원 입구 등 3곳에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지난해 말부터 설치를 시작해 올 2월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3곳 모두 도로교통공단이 관리하는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서 실제 사고가 발생한 지점으로 집계된 곳이다. 앞으로도 실제 사고 발생 지점과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 통학로를 중심으로 우회전 차량주의 알리미 설치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인천 연수구, 서울 동대문구와 송파구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발 맞춰 경찰청도 우회전 차량 주의 알리미의 전광판 규격화 등 설치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또 5∼6월에 교차로 우회전 일시 정지를 집중 계도·단속하는 등 우회전 일시 정지 일상화 종합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특별취재팀
▽팀장 송유근 사회부 기자 big@donga.com
▽구특교(산업1부) 이축복(산업2부) 소설희(경제부)
이청아(국제부) 이채완(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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