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환자 곁 지키는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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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붉은 배경의 대자보 상단엔 '의사 제국 총독부의 불법 파업 결의 규탄한다'는 문구와 함께 '휴진으로 고통받는 이는 예약된 환자와 동료뿐!'이라는 글이 적혔다.
대학병원 뇌전증 전문교수들로 구성된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는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를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차라리 삭발·단식을 하고,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며 집단 휴진 불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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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응급·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는 제외했다지만, 전체 진료 교수의 절반 이상이 휴진에 돌입했다. 18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 휴진에 ‘빅5’ 병원이 동참한다. 이 중 세브란스병원은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을 예고한 상태다. 다른 빅3 병원은 18일 휴진에 동참 후 추가 휴진을 논의할 방침이다.
중증·위급 환자와 가족들은 “사람 목숨을 볼모로 삼지 말라”고 절규하지만 들리지 않는 것 같다. 28년째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인 김태현 한국루게릭연맹회장은 “의사집단의 조직폭력배 같은 행동을 보고, 죽을 때 죽더라도 이 사회의 엘리트로 존재했던 의사집단에 의지하는 것을 포기하겠다”며 “정부는 이들을 용서하지 말라”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건물 노동조합 게시판에는 ‘히포크라테스의 통곡’이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붉은 배경의 대자보 상단엔 ‘의사 제국 총독부의 불법 파업 결의 규탄한다’는 문구와 함께 ‘휴진으로 고통받는 이는 예약된 환자와 동료뿐!’이라는 글이 적혔다. 의사들이 지켜야 할 윤리를 담은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글귀 일부도 써넣었다.
의정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의료 현장에 남겠다는 의사들이 있다. 대학병원 뇌전증 전문교수들로 구성된 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는 “환자를 돌봐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를 겁주고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차라리 삭발·단식을 하고,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며 집단 휴진 불참을 선언했다. 앞서 대한분만병의원협회도 “코로나19 팬데믹 때도 아기를 받았던 분만장을 닫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아동병원협회도 “의협 투쟁에는 공감하지만 아이들을 두고 자리를 뜨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환자 곁을 지키는 의사들에 감사하며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의사는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직업’이라는 기본을 지키려는 진정한 의사들이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이 의료현장을 떠나선 안 된다. 의료계의 집단 행동에 화나고, 정부의 무대책에 속 터진다.
이연섭 논설위원 ysle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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