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인의협 “휴진, 벼랑끝 환자 등 떠미는 행위”

오유진 기자 2024. 6. 18.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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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 갈등]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 '의사제국 총독부의 불법파업결의 규탄' 대자보가 게시돼 있는 모습. /뉴스1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는 17일 ‘시민의 생명과 건강이 가장 먼저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의대 교수들의 집단 휴진과 의료 공백 상황에 대한 정부의 무(無)대책을 비판했다. 인의협은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다’는 신념 아래 1987년 창립된 의사 단체로, 회원 수는 500명 남짓으로 알려졌다.

인의협은 의료계가 집단 휴진에 돌입한 것과 관련, “의대 교수들의 진료 중단은 벼랑 끝에 놓인 환자들의 등을 떠미는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일부 의대 교수들이 정부와 전공의 간 중재자 역할을 포기하고, 의사 증원 반대 투쟁에 앞장서는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18일 전면 휴진을 선언한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대해서도 “의협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의사 증원은 1명도 안 된다는 주장만을 되풀이하며 상황 해결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했다. 인의협은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입장이다. 인의협은 “필수 의료 공백,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공공 의료 중심으로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항의하는 의사 -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교수 비대위 주도로 열린 집회에서 파업에 참여한 의대 교수와 전공의, 의대생들이 정부 의료 정책에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고운호 기자
기다리는 환자 - 17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환자가 휠체어에 앉아 있는 모습. 이날 종로 본원을 비롯해 휴진에 돌입한 서울대병원 4곳에서는 일부 과 진료가 중단됐다. /뉴시스

홍승봉(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 위원장도 의료계 집단 휴진 방침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홍 위원장은 “10년 후에 증가할 1%의 의사 수 때문에 지금 환자들이 죽게 내버려 두어도 된다는 말인가. 의사로서, 국민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의사의 단체 사직과 휴진은 중증 환자들에게 사형선고와 다름없다”며 “뇌전증은 수술받으면 사망률이 3분의 1로 줄고, 10년 이상 장기 생존율이 50%에서 90%로 높아지는데, 지금은 전공의 사직으로 유발된 마취 인력 부족으로 예정됐던 수술의 40%도 못 하고 있다”고 했다.

환자 단체도 이날 “지금 당장 휴진 결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정부를 압박하는 도구가 환자의 불안과 피해라면 그 어떤 이유도 명분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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