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촌에 선풍기뿐이라고? 각국 휴대용 에어컨 공수작전
‘친환경 올림픽’을 위해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선수촌에 어어컨을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운데 각국이 개별적으로 대안 마련에 나섰다. 올여름 기록적 폭염이 예상되는 만큼 대부분 선진국들은 자체적으로 에어컨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탄소 감축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지는 데다 나라 형편에 따라 ‘냉방 빈부 격차’가 커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가 올림픽 참가국에 질의한 결과 미국·영국·캐나다·이탈리아·그리스 등 응답한 8국 모두 휴대용 에어컨을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 이들 나라의 국기를 달고 출전한 선수들은 3000명 이상으로 전체의 25%가 넘는다. 그리스 올림픽 스포츠환경위원회의 알렉산드라 팔리 위원장은 “우리는 선수들의 요청에 따라 에어컨을 가져갔다가 다시 그리스로 가져올 것”이라며 “안 그래도 매우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그들에겐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WP는 “가장 많은 선수단을 보내는 중국이 와일드 카드”라며 “질의에 응하진 않았지만 중국 국내 에어컨 사용량은 예외적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고 했다. 중국도 에어컨을 자체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간다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도널드 루카레는 “(냉방 기기를 지원할) 사정이 여의치 않다”며 “몇 해 전 튀르키예에서 열린 스포츠 경기 때도 자금을 지원하지 못해 우리 선수들은 에어컨 없는 방에서 지내야 했다”고 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숙소에 에어컨 대신 지열 에너지를 이용한 냉방 시스템이 설계돼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조직위 환경 관리 담당인 조지나 그레농은 선수촌이 올림픽 이후 6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주거 시설로 쓰일 예정이라며 “탄소 발자국을 줄여야 하는 세상에서 실내 온도를 18도로 유지하며 여름을 날 필요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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