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전 부랴부랴 합류… 개막전 골맛까지
독일이 자랑하는 미드필더 엠레 잔(30·도르트문트)은 요즈음 하루하루가 믿기지 않는 나날의 연속이다.
잔은 지난 1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스코틀랜드를 5-1로 대파한 뒤 “내가 이틀 전까지 해변에서 휴가를 즐겼다는 게 믿어지느냐. 오늘 난 골까지 넣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잔은 스코틀랜드전에서 4-0으로 앞선 후반 35분 교체 투입돼 종료 직전 5-1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골을 넣었다.
잔은 2015년 처음 독일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래 A매치 출전 기록만 44경기(2골)에 달하는 베테랑이다. 그런 그가 스코틀랜드전에 흥분한 것은 조국에서 열린 이번 대회 개막을 앞두고 운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원래 잔은 유로 2024에 참가하는 독일 대표팀 선수가 아니었다.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감독은 알렉산더 파블로비치(바이에른 뮌헨)를 선호했지만 그가 편도염 문제로 이탈하면서 비시즌 휴가를 보내고 있는 잔을 급히 불러야 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잔은 “지난 13일 독일에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면서 “다른 동료들과 달리 난 대표팀에서 단 한 번의 훈련만 소화한 채 이번 경기에 나서야 했다. 스코틀랜드전 하루 전에 합류했고, 그 다음에 들어가 골을 넣었다”고 웃었다.
잔은 유로 2024에 참가하면서 2024~2025시즌까지 사실상 휴가가 없는 강행군에 들어가야 한다. 내년 클럽 월드컵 그리고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고려한다면 휴식기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잔은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 잔은 “나겔스만 감독과 대표팀 코칭스태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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