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방문 때, 가장 무서운 사람은 '한국인'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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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방문한 국가에서 범죄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외교부 및 해당 국가에 설치되어 있는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도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들이 연일 나오고 있다.
동남아시아 여행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대상이 해당 국가에서 접근하는 한국인이라는 이야기가 보편적으로 오르내릴 정도로 여러 형태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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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방문한 국가에서 범죄피해를 입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외교부 및 해당 국가에 설치되어 있는 대사관이나 영사관에서도 이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들이 연일 나오고 있다. 치안이 열악한 국가에서 한국을 비롯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국가의 여행객이 범죄자들의 표적이 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가장 무서운 한국 여행객 대상 범죄자가 현지의 한국인이라는 점이다.
동남아시아 여행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대상이 해당 국가에서 접근하는 한국인이라는 이야기가 보편적으로 오르내릴 정도로 여러 형태의 범죄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경고를 실제로 체감하게 해주는 사건이 최근에 발생하여 국민의 분노와 함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4월 30일 태국을 여행차 방문하였던 30대 남성이 해당 국가에서 만난 한국인 3명에게 납치되고 잔인하게 살해된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외 거주 한국인 범죄의 심각성을 체감하게 된 것이다.
범인들은 여행 목적으로 방문한 노모씨를 인질금을 받기 위한 대상으로 삼았으며, 해당 지역의 클럽에서 접근하여 친밀감을 쌓은 후 납치 살해했다. 피해자를 먼저 살해하고 가족에게 국제전화로 연락하여 300만 밧(한화 1억1,000만 원)을 송금하지 않으면 살해하겠다고 협박하였다. 가족은 바로 경찰에 신고하였고, 우리 경찰이 바로 태국 경찰에 긴급으로 연락하여 납치된 노씨와 범인들에 대한 추적을 요청하였다.
안타깝게도 피해자는 사망한 상태였으며, 범죄영화에 나오는 방식대로 사체를 찾아야만 하는 잔인함을 확인하였다. 3명의 범인 가운데 2명은 체포되었지만 주범 1명은 태국과 한국 경찰이 추적 중인 상황이다. 외국 내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 대상 범죄는 해당 국가 경찰 입장에서 머리가 아픈 사안이다. 가해자도 외국인이고 피해자도 외국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동남아 여러 국가로 도피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접근하기 편한 한국인을 대상으로 소위 셋업범죄(Set-Up Crime: 사전에 계획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23년 해외로 도주한 국내 범죄자 숫자는 512명에 달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의 무대였던 태국에만 무려 59명이 도피한 실정이다. 베트남으로 63명이, 필리핀으로 98명이, 중국으로는 149명이 도주했다.
이들이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를 선호하는 이유는 치안이 촘촘하지 않으며, 숨을 곳이 많기 때문이다. 또 보이스피싱이나 여행객 협박, 국제원정 성매매, 한국인 대상 불법카지노 운영 등을 하는 한국인 조직원이 많기 때문에 이들과의 협업이나 기생을 통해서 경제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유사 범죄를 막으려면 경찰청의 외사기능 강화가 필요하며, 해외로 나가는 국민에게 관련 문제를 정확하게 알리고 주의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홍보가 있어야 한다. 해외 도피사범의 검거 및 신속한 본국 송환을 위해 해당 국가와의 형사사법공조 강화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 필리핀 교정시설에서 도주한 속칭 '김미영 팀장'의 탈주사건과 같이 현지의 조력을 통해 국내 송환을 피하고자 하는 범죄자들에 대해서 엄정한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대응과 조치가 필요하다.
염건령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탐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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