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붐은 왔다②] 엔데믹 이후 성장한 공연 시장…젊은 관객층의 증가

공미나 2024. 6. 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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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상반기에만 20여 개 대중음악 페스티벌 열려
"밴드 찾는 곳 많아지며 개런티도 높아지는 추세"

엔데믹 이후 국내 라이브 음악 시장이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다. 사진은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현장 모습이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밴드 붐은 온다.' 록 음악팬들 사이에서 주문처럼 외우던 말이 현실이 돼가는 모양새다. 긴 시간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한 록 음악이 최근 대세 흐름을 타는 분위기다. 이에 국내 밴드 음악의 인기에 대해 조명하고 업계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밴드 붐의 조짐은 공연 시장의 부활부터 시작됐다는 의견이 많다. 2022년 4월 사회적 거리 두기 전면 해제되면서 억눌렸던 공연 관람 수요가 폭발하며 공연 시장이 커졌고, 현장감이 살아있는 밴드 음악을 접한 관객들이 그 매력에 매료된 것이다.

공연 예매 사이트인 인터파크는 2023년 1월 1일부터 12월 17일까지의 공연·티켓 분야 거래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더 높은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상반기에만 열리는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20여 개에 달한다.

국내 최대 록 페스티벌로 자리 잡은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만 봐도 공연 시장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펜타포트'는 팬데믹 이후 대면 공연을 재개한 2022년 13만 명으로 역대 최다 관객 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5만 명을 수용하며 그 기록을 또 한 번 깼다. 올해도 8월 공연을 앞두고 블라인드, 얼리버드, 마니아 티켓을 오픈하자마자 모두 매진시키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도 지난해보다 더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페스티벌은 라인업 공개 전 사전 판매한 블라인드 티켓과 라인업 공개와 동시 진행된 1차 티켓 모두 당일 매진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엔데믹 이후 신생 페스티벌도 여럿 생겨나며 밴드가 설 무대도 많아졌다. 6월 22일, 23일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열리는 '아시안 팝 페스티벌 2024'도 올해 새롭게 생긴 페스티벌 중 하나다. 이 페스티벌은 '라이브 클럽 데이'의 기획 공연인 '아시안 팝 스테이지'를 확장시킨 것이다.

행사가 늘어나며 밴드를 찾는 곳이 많아지자 개런티도 상승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음악 관계자는 "과거엔 밴드들의 행사 개런티 상승 폭이 작았는데 요즘 많이 올랐다"며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록 페스티벌이 아니고서 밴드를 찾는 행사가 적었다. 밴드는 악기 세팅도 해야 하고 무대 준비 비용이 다른 장르보다 더 들어가서 섭외에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요즘은 밴드를 찾는 곳이 많아지며 밴드들의 개런티가 전보다 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면 공연 재개 이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왼쪽)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국내 주요 음악 페스티벌들의 인기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각 페스티벌

업계에서는 특히 20대 젊은 공연 관객층이 급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음악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페스티벌 문화를 처음 접하는 젊은 층이 많아졌다. 이들이 페스티벌에서 밴드 음악을 경험한 뒤 그 매력에 빠져서 본격적으로 밴드 음악을 찾아다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페스티벌뿐만이 아니다. 밴드의 단독 공연도 전보다 활발히 열리고 있다. 데이식스, 터치드, 루시, 쏜애플, 유다빈밴드 등 단독 공연을 열 때마다 매진시키는 밴드를 모두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그중에서도 밴드신의 대표주자 실리카겔은 지난달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한 단독 공연 3회 차를 모두 매진시켰다. 장충체육관은 최대 4500명을 수용가능한 공연장이다. 프리즘홀 이기정 대표는 "전보다 밴드들이 단독 공연을 여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티켓값도 몇 년 전보다 많이 올랏는데 관객들이 이를 기꺼이 지불하고 밴드 공연을 보러 간다"고 말했다.

해외 밴드 역시 국내 음악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주제곡 '아이돌'로 국내에서 인기를 끈 일본 밴드 요아소비는 지난해 12월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이 콘서트는 티켓 예매가 시작되고 1분이 지나기도 전에 2회 차 공연 좌석이 모두 팔려 1회 차를 추가했다. 또 다른 일본 밴드 원오크락도 같은 달 서울 유니클로 악스홀에서 두 번째 내한 공연을 개최했는데, 이 공연 역시 티켓이 빠르게 매진됐다.

일본 밴드 요아소비는 지난해 12월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개최한 단독 공연 3회 차를 모두 매진시켰다. /리벳(LIVET), Kato Shumpei(카토 슘페이)

그러나 최근 불경기가 이어지며 콘서트·페스티벌 시장이 더 이상 빠르게 확장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 밴드 인기가 지속되고 공연 시장과 함께 성장을 이어가려면 아티스트와 공연 제작자들이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엠와이뮤직 윤동환 대표는 "페스티벌은 다양한 밴드와 팬층이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며 "각 팀이 무대 하나하나에 신경 써서 자신만의 색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팬층이 계속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객 경험이 중요하기에 실망을 안기지 않도록 반성하고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 김해인 마케팅 디렉터는 "페스티벌을 만드는 기획자들과 아티스트들 모두 서로를 믿고 신의 성장을 위해 동시에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페스티벌이 계속해서 신선함을 유지하고 지속하려면 일단 좋은 공연과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국내에 계속해서 등장해야 한다"며 "무대에 서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 모두에게 의미가 있는 행사를 섬세하게 잘 기획해서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티스트들이 이 페스티벌의 이 무대에서만큼은 정말 특별하고 좋은 공연을 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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