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르 팔 떨어지고, 구속 떨어지더니 결국 2군행… 박종훈-우강훈도 2군행 통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태형 롯데 감독은 팀의 가장 큰 문제로 불펜을 짚는다. 타선이야 시즌 초반보다 많이 좋아졌는데 여전히 불펜 쪽은 고민이 있다고 말한다. 시즌 전 반드시 해줘야 할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구승민 최준용이 부진하며 마무리 김원중까지 가는 길이 시즌 전체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런 롯데 불펜에서 맹활약하며 코칭스태프의 신임을 듬뿍 받은 선수가 바로 고졸 신인 우완 전미르(19)였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의 1라운드(전체 3순위) 지명을 받은 전미르는 캠프 때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주목받았다. 그리고 시즌 초반 롯데 불펜이 어수선할 때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때는 롯데 불펜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주는 선수이기도 했다.
당연히 처음부터 필승조는 아니었다. 시작은 부담 없는 상황부터였다. 하지만 시속 150㎞ 이상의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합으로 시즌 첫 7경기에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승진을 시작했다. 4월 2일 한화전에서 데뷔 후 첫 승을 기록했고, 4월 10일 삼성전에서는 첫 홀드를 기록했다. 4월 18일까지 12경기에서 거둔 평균자책점은 0.77에 불과했다. 롯데 불펜의 믿을맨이었다.
하지만 등판이 거듭되면서 구위가 점차 떨어져갔다. 구속도 떨어지고, 팔 높이도 떨어지는 등 피로도가 느껴지는 트래킹 기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4월 초까지만 해도 평균 180㎝ 이상에서 형성되던 릴리스포인트는 5월 중순 들어 4~5㎝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구속도 2~3㎞ 정도가 줄었다. 피로도가 쌓인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롯데 벤치도 나름대로 투구 간격을 조절하며 관리했지만 불펜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푹 휴식을 주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6월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4.40, 피안타율 0.381을 기록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전미르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롯데는 결국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전미르를 말소하고 다음을 기약했다. 전미르는 시즌 36경기에서 33⅔이닝을 던졌고, 신인임을 고려하면 한 번은 관리가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다. 시즌 성적은 1승5패1세이브5홀드 평균자책점 5.88을 기록한 채 2군에 갔다. 롯데 불펜이 아직 정비가 덜 된 상황에서 전미르의 몫을 누가 할지도 관심으로 떠올랐다.
전미르를 내린 롯데 외에도 야구가 없었던 17일 몇몇 구단이 엔트리를 조정하며 이번 주 일정에 대비했다. SSG는 베테랑 선발 자원인 박종훈(33)을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뺐다. 올 시즌을 앞두고 부활이 큰 기대를 모았던 박종훈은 좀처럼 경기력이 살아나지 않으며 올해 1·2군을 오가고 있다. 시즌 9경기에서 30⅓이닝을 던졌으나 1승4패 평균자책점 7.71에 머물렀다.
제구가 날리는 경우가 많았고, 제구를 잡고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던지면 상대 타자들이 잘 공략하는 패턴이 이어졌다. 제구도, 구위도 완벽하지 않았다. SSG 벤치는 어떻게든 박종훈을 살려 쓰려고 애를 썼다. 1군에서 부진하면 2군에 보내 재조정의 시간을 갖게 했고, 2군에서 좋은 리포트가 오면 다시 1군에 올려 선발 기회를 줬다. 하지만 박종훈은 지속성을 갖지 못했다. 6월 16일 대전 한화전에 표적 등판식으로 다시 기회를 잡았으나 이날도 3회 무사 만루에서 폭투 두 개로 2점을 잃는 등 2⅔이닝 3실점으로 부진해 조기 강판됐다.
SSG는 일단 송영진을 1군 선발 로테이션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박종훈은 다시 2군으로 내려가 조정을 거친다. 김광현, 숀 앤더슨, 시라카와 케이쇼, 오원석, 송영진까지 5명의 선발 투수로 일단 전반기 로테이션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반드시 반등하고 부활해야 하는 박종훈의 부진이 장기화되며 SSG도 계속된 고민을 안고 시즌을 진행하는 처지가 됐다.
LG는 강속구 사이드암 우강훈(22)이 다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 시즌 롯데와 트레이드 당시 LG 유니폼을 입은 우강훈은 이적 후 계속 1·2군을 오가며 1군 코칭스태프의 실험을 거치고 있다. 지난 6월 5일 다시 1군에 올라왔으나 이날 말소되며 다시 2군에서 경기력 정비에 나선다. 우강훈은 시즌 13경기에서 10⅔이닝을 던지며 1승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다만 피안타율(.275)과 이닝당출루허용수(WHIP·1.78)는 다소 높은 편이다.
NC는 외야수 한석현(30)이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해 NC에 합류한 한석현은 5월 21일 1군에 올라와 22경기에 주로 백업으로 나갔다. 다만 22경기에서 타율 0.217, OPS(출루율+장타율) 0.497에 그치면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15경기에서는 타율 0.383, 9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한 만큼 추후 결원이 생길 경우 다시 콜업 후보가 될 수 있다.
키움은 세 명의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갔다. 투수 김연주(20) 이명종(22), 내야수 신준우(23)가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올해 3라운드 신인인 김연주는 시즌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82를 기록하며 1군 연착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명종은 시즌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82를 기록했고 지난 6월 14일 1군 엔트리에 합류했으나 등판 없이 다시 2군으로 간다. 신준우는 6월 14일 등록돼 16일 두산전에서 교체로 출전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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