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외로운 에이스’ 문동환 “사소한 운동 욕심, 큰 부상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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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롯데와 한화 등에서 77승을 거둔 문동환 상우고 감독(52)은 아마추어 야구 시절 당대 최고의 오른손 투수였다.
최고 시속 150km대의 강속구에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그는 연세대에 다니던 1994년 아마 야구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지금도 두 팀을 응원한다는 그는 "언젠가는 두 팀이 1999년처럼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다"며 "영원한 강팀도, 영원한 약팀도 없다. 두 팀은 물론 상우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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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2의 선동열’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그의 고교 시절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부산 출신인 그가 진학한 학교가 지금은 야구부가 해체된 동래고였기 때문이다. 동래고에서 그는 ‘외로운 에이스’였다. 전국 대회 예선이 10경기라 치면 그는 8, 9경기를 완투했다. 경남고와 부산고 등 쟁쟁한 팀들과의 지역 예선에서 한두 점을 내주면 경기는 그걸로 끝이었다. 당시 그의 목표는 서울에서 열리는 전국 대회에 한 번이라도 출전하는 것이었다.
상우고 상황도 비슷하다. 경기 의정부에 있는 상우고는 창단한 지 약 10년밖에 되지 않은 신생팀이다 보니 좋은 선수들을 받기가 쉽지 않다. 문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은 2019년만 해도 상우고는 1년에 1, 2승을 하는 팀이었다. 콜드게임만 면해도 다행이었다. 요즘엔 1년에 10승 가까이 올린다. 2022년도 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는 투수 신정환이 삼성으로부터 2차 지명도 받았다. 문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열정과 노력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며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아직 밟아보지 못한 전국대회 16강을 향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롯데와 한화는 최근 몇 년간 약팀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1999년 그는 롯데의 에이스로 17승을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켰다. 이후 팔꿈치 부상 등으로 선수 생명이 위기에 빠졌다가 한화에서 재기했다. 한화에서 포크볼을 익힌 그는 2006년 16승을 기록하며 팀을 또 한 번 한국시리즈에 올려놨다. 지금도 두 팀을 응원한다는 그는 “언젠가는 두 팀이 1999년처럼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으면 좋겠다”며 “영원한 강팀도, 영원한 약팀도 없다. 두 팀은 물론 상우고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가 아쉬워하는 시기는 부활에 성공한 2006년이다. 그해 그는 189이닝을 소화했는데 200이닝을 욕심낸 게 문제가 됐다. 허리 부상을 당한 그는 2009년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문 감독은 “잘될 때의 욕심이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선수는 아프지 않아야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며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운동할 때 절대 무리해선 안 된다. 욕심을 부리다간 오히려 역효과를 보기 십상”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처럼 몸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은 하지 않는다. 틈날 때마다 집 근처 중랑천을 걷고, 선수들이 친 공을 외야에서 모으면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 어깨 상태가 괜찮을 때는 가끔 배팅볼도 던진다. 야수들에겐 내야 펑고를 치면서 땀을 흘린다. 그는 “더 많은 제자로부터 ‘저 프로 갑니다’ 하는 전화를 받고 싶다. 많은 유망주가 오고 싶어 하는 학교로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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