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벤탄쿠르에…"정중히 사과해" 한국 톱모델 일침

이은 기자 2024. 6. 1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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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겪은 모델 혜박, 벤탄쿠르 SNS에 직접 댓글…누리꾼 "멋지다" 응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소속 로드리고 벤탄쿠르와 손흥민./AFPBBNews=뉴스1


모델 혜박(39)이 축구선수 손흥민(32)을 향해 인종차별적 농담을 한 로드리고 벤탄쿠르(27)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혜박은 지난 15일 벤탄쿠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당신의 인종차별적인 최근의 인터뷰는 당신을 부정적으로 조명했다. 그런 일반화는 해롭고 무례하다는 것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델 혜박(위)이 지난 15일에 축구선수 로드리고 벤탄쿠르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축구선수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정중하게 사과하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 /사진=머니투데이 DB, 로드리고 벤탄쿠르 인스타그램 캡처


이어 "우리는 다른 나라와 그 국민들을 존중한다고 믿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말로 꺼내지 않는다. 이번 사건을 '나쁜 농담'이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당신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면 정중하게, 진심으로 사죄해라. 우리는 이 사건이 배움의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당신이 앞으로 비슷한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혜박의 댓글은 '좋아요' 254회를 받으며 많은 호응을 받았다.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혜박의 댓글이 알려졌고,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목소리 내는 거 멋있다", "인종차별 당한 거도 서러운데 별 거 아닌 거 취급하면 더 아프지", "런웨이에 아예 동양인 모델 없을 때부터 뚫고 들어간 사람이니까 인종차별이 얼마나 잘못된 행동인지 잘 알 수밖에 없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소속 축구선수 로드리고 벤탄쿠르(우루과이)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 농담을 한 것을 사과했다. /사진=벤탄쿠르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Por la camiseta'에 출연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함께 뛰고 있는 동료이자 주장인 손흥민에 대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충격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진행자는 "네 유니폼은 이미 갖고 있으니 한국인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냐"며 토트넘 소속 한국인 선수인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벤탄쿠르는 "쏘니?(손흥민 애칭)"라고 묻고는 "쏘니의 것일 수도 있고 쏘니의 사촌의 것일 수도 있다. 어차피 그들은 다 똑같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인의 외모가 거의 비슷하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이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됐고, 수많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사과했다.

그는 "쏘니 내 형제여!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나는 널 사랑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와 다른 사람들을 상처 입히려고 했던 게 절대 아니라는 걸 알아달라"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손흥민 계정을 태그하며 "사랑해, 내 형제"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벤탄쿠르는 손흥민 애칭인 'Sonny'를 일본 가전 브랜드 'Sony'로 표기했고, 자신의 발언이 농담이었다고 해명해 논란은 이어졌다. 또한 사과문을 게시한 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SNS 활동을 이어가 일각에서는 그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나쁜 농담"이라며 가볍게 여기는 듯한 모습에 혜박이 이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혜박은 2005년 미국 뉴욕에서 패션 브랜드 '안나 수이'(ANNA SUI)와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컬렉션 쇼를 통해 데뷔했다. 데뷔한 그해 패션 매거진 '보그'(Vogue)의 'TOP 10 모델'로 선정되는가 하면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프라다'(PRADA)의 첫 동양인 모델로 발탁돼 이름을 알렸다. 그는 '디올' '샤넬' '루이 비통' '알렉산더 맥퀸' '버버리' 등 수많은 패션 브랜드 쇼에 서며 활발히 활동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혜박은 2012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때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혜박은 "중학교 때 미국 유타주로 이민을 갔는데 당시만 해도 동양인은 나와 동생밖에 없었다. 영어도 잘 못해 인종차별을 겪어 1년 동안 학교에서 잠만 잤다"며 "고등학생 때는 동급생이 휘발유를 얼굴에 뿌리는 일까지 겪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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