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서 지리산 관광 모색?…선진지 견학 ‘구멍’
[KBS 창원] [앵커]
국민권익위원회가 전국 지방의회의 국외 출장 점검에 나섰다는 소식, 지난주 전해드렸는데요.
감시가 소홀한 곳은 지방의회뿐만이 아닙니다.
KBS가 영호남 6개 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의 국외 출장 내역을 들여다봤더니, 연관성 없는 국가를 방문하는가 하면, 보고서도 부실하게 제출되고 있었습니다.
보도에 박기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남 산청과 함양, 하동 등 영호남 6개 시군이 2008년 설립한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
2017년부터 해마다 국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23명이 지난해 이탈리아와 스위스를 다녀와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24쪽 대부분이 방문지 설명으로 채워졌고, 일정도 유명 관광지 체험 일색입니다.
현지 관공서를 찾아 정책을 협의한 내용이나 사진은 없습니다.
연수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는 '시사점'은 단 세 쪽.
이마저도 "지리산은 특산물이 난립한다", "공동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등 의견이 전부입니다.
7년 전, 미국 연수 보고서 내용과 판박이입니다.
7박 9일 연수에는 1억 5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사전에 이야기됐는데. 그곳 현지 시의 큰 행사라든지 이래서 담당자가 자리 비우고 그게 참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2017년 아랍에미리트 연수 보고서.
두바이 '섬 홍보관'이나 '사막 사파리 체험' 등이 진행됐습니다.
연수 소감에서는 "생에 최고의 더위를 느끼게 해 준 두바이", "사랑하기에는 좀 그렇다"는 등 개인적 감상이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지난해 스위스 연수는 2019년과 장소가 겹칩니다.
조합이 2017년부터 올해까지 연수차 다녀온 국가는 모두 10곳. 5억 원 넘게 들었지만 감독은 허술합니다.
연수 참가자는 모두 시군 소속, 또는 파견 공무원인데, 개별 보고서 작성 의무는 없습니다.
외부 업체에서 보고서 작성까지 해주는 겁니다.
예산도 자치단체 부담금 형태로 조합에서 관리하는 탓에, 자치단체나 의회의 감사를 받지 않습니다.
[지리산권 관광개발조합 관계자/음성변조 : "우리 자체적으로 (보고서 작성)할 인원도 안되고 능력도 안 되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최고 전문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는 (업체가 합니다.)"]
조합의 유일한 외부 감사는 행정안전부 감사이지만, 2008년 설립 이후 행안부 감사를 한 차례도 받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박기원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영상편집:김도원/그래픽:조지영
박기원 기자 (pra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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