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들의 노래… ‘잘하기보단 즐기자’가 목표”
소울싱어즈 이야기 담은 ‘노래할게’ 작사·작곡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 무대에서 첫 선
소리없는 세상을 향한 따뜻한 희망의 하모니
“음악은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우리를 흥분시키기도 하며, 행복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청각장애인들의 삶에 음악이 스며든다는 건 분명 어느 정도 가능한 일이고, 실제로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청각장애인들을 적잖이 만났습니다. (‘사랑의달팽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삶 속에 위안이 되는 음악의 효용은 청각장애인들에게도 무척 소중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이에 앞서 서면으로 만난 이적은 “사랑의달팽이 관련 공연에는 일 년에 한 번 정도 참여하고 있다”며 “이번엔 내 노래 두 곡을 부르는 시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참여는 청각장애인 보컬그룹 소울싱어즈가 첫선을 보일 ‘노래할게’라는 곡을 새로 작사, 작곡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래할게’는 청각장애인인 소울싱어즈의 이야기를 노래로 담은 곡으로, 작사에는 이적과 소울싱어즈 멤버들이 참여했다. 이적은 소울싱어즈의 트레이닝까지 맡았다.
“2년 전 사랑의달팽이 행사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청각장애인 예술가가 ‘노래를 좋아하고 노래를 더 잘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겠냐’고 물어온 것이 시발점이 됐어요. (청각장애인의 노래 트레이닝이)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많지 않아서 많은 전문가와 회의했고 지원자를 모집한 후 가족 중 청각장애인이 있는 보컬 트레이너와 함께했죠.”
이적은 소울싱어즈에 대해 “비장애인들이 노래를 할 때 느끼는 어려움의 몇 배, 몇십 배를 이겨내고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과 도전정신으로 연습을 되풀이한 여섯 분”이라고 극찬했다.
“인공와우가 있더라도 음악이 선명하게 들리지 않아 음의 높이, 음색 등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힘들고, 발음 또한 평소 대화 때보다 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리듬악기가 확실히 들리지 않아 정확한 박자를 지켜내는 것도 쉽지 않죠.”
사랑의달팽이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인공와우는 무엇일까. 이적은 “완벽하지 않더라도 현실세계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는 건, 완전한 침묵 속 세상을 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전환”이라며 “필수적 의사소통과 안전의 문제, 문화 향유의 문제 등 삶의 모든 부분에서 새로운 문이 열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공와우 수술이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가능해지는 것이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인공와우라는 것이 있다는 사실, 그 수술을 통해 많은 청각장애인의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단 사실, 그 목표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시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함께 참여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일입니다.”
한편 이적은 최근 KBS2 ‘싱크로유’를 통해 시청자를 만났다. AI(인공지능)가 만든 무대 속에서 진짜 가수를 찾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파일럿(실험방송)으로 공개됐으나 높은 인기에 KBS는 올 하반기 공개 목표로 정규편성하기로 했다. 이적은 “그 외 음악방송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서 자주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오랜만에 콘서트를 엽니다. 그전에 새로운 노래도 발표할 겁니다. 최고의 공연과 최고의 음악을 위해 아주 정성스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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