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中 통상분쟁…'전기차 관세'에 EU산 돼지고기 반덤핑 맞불(종합2보)

김계연 2024. 6. 17.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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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반보조금 조사로 中전기차 추가 관세에 中 보복 조치
'자국 산업 피해' 일부 EU 회원국 "협상 해결" 촉구
돼지고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베이징·베를린=연합뉴스) 정성조 김계연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중국의 통생분쟁이 가열하고 있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관세 폭탄'을 부과한다는 임시 조처를 발표하자 보복 조치를 시사해온 중국이 17일 EU산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상무부는 6월 6일 국내 돼지고기·돼지 부산물 산업을 대표한 중국축목업협회(축산협회)의 반덤핑 조사 신청을 접수했다"며 "17일부터 원산지가 EU인 수입 돼지고기와 돼지 부산물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조사 품목은 신선·냉장·냉동 돼지고기와 식용 분쇄육, 건조·훈연·염장 제품과 내장 등이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가 이날 시작돼 통상적으로는 2025년 6월 17일에 끝나겠지만, 특수한 상황이 있다면 6개월 더 연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자료를 보면 중국은 작년 한 해 동안 스페인과 포르투갈, 아일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 조사 대상 돼지고기와 부산물 총 13억4천500만t, 33억달러(약 4조6천억원)어치를 수입했다. 중국에 전 세계에서 수입한 분량(약 28억t·69억달러)의 절반가량에 해당한다.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 책임자는 이날 기자와 문답 형식으로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이 조사는 국내 산업 신청에 응해 시작됐고, 조사기관은 신청을 받은 뒤 중국 관련 법규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따라 신청서를 심사했다"며 "신청이 반덤핑 조사 개시 조건에 부합한다고 보고 조사 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책임자는 "각 이해관계자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결정(裁決)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야디 전기차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담당 대변인은 "EU 산업계, 회원국과 함께 조사 절차를 면밀히 살펴보겠다"며 "조사가 WTO 규정을 준수하도록 적절히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옌스 에스켈룬드 중국 주재 EU상공회의소 회장은 "관할권 내에서 (반덤핑) 조사에 똑같이 대응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EU의 전기차 관련 조사를 고려할 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EU는 12일 불공정한 보조금 지급을 이유로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8%의 '관세 폭탄'을 예고했고 이에 중국 관영매체들은 중국의 '보복 조치'로 EU산 유제품과 돼지고기, 자동차 대상 무역 보호 조사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이 EU산 돼지고기를 대상으로 한 반덤핑 조사를 실제로 시작하면서 유제품과 자동차 등 다른 품목에 대한 무역 조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딩쉐샹 국무원 부총리가 이날부터 벨기에 브뤼셀 EU 본부에서 열리는 제5차 중국-EU 환경·기후 고위급 대화에 참석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수석 부집행위원장과 함께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어서 양측의 최대 현안이 된 전기차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할지도 주목된다.

중국은 EU가 '관세 폭탄'을 발표한 뒤 외교부·상무부와 기업단체 등을 총동원해 EU를 비판하면서도 '대화와 협상'의 가능성이 있다며 여지를 뒀다.

EU와 중국의 통상분쟁으로 자국 산업 피해를 우려하는 일부 EU 회원국은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

자동차가 주력 산업인 독일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잠정 추가 관세 발효 전에 중국과 합의할 여지가 있고 이에 동조하는 다른 EU 회원국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양측이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폴커 비싱 독일 교통부 장관은 EU 집행위원회의 추가관세 발표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 보복관세는 독일 기업과 이들의 최고 제품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에 돼지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스페인도 중국의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에 대해 중국과 협상해 관세가 부과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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