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20개씩 늘어나"...수천 개의 혹으로 온몸 뒤덮인 女, 무슨 일?

지해미 2024. 6. 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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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과 장기에 수천 개 종양 달고 사는 여성…신경섬유종증 1형
온 몸이 종양으로 뒤덮인 여성이 있다. 신경섬유종증 1형(NF1)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이 여성은 수천 개의 비암성(양성) 종양이 몸 안팎을 뒤덮고 있다. [사진= 영국 일간 미러 보도 갈무리]

온 몸이 종양으로 뒤덮인 여성이 있다. 신경섬유종증 1형(NF1)이라는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이 여성은 수천 개의 비암성(양성) 종양이 몸 안팎을 뒤덮고 있다.

영국 일간 미러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 사는 레이첼 포터(34)의 사연을 소개했다. 레이첼은 5세 때 신경섬유종증 1형 진단을 받았다. 몸 전체에 생긴 카페오레반점(cafe au lait birthmarks, 밀크 커피색 반점) 때문에 그의 어머니가 검사를 받다가 알게 됐다. 몸에 혹들이 생기기 시작한 건 열 두 살 사춘기가 됐을 때다. 그때부터 매달 많으면 20개까지 새로운 혹이 생겨났다. 한 번 나타나면 사라지지 않았으며, 임신했을 땐 그보다도 많이 늘어났다.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경섬유종증 1형은 대개 비암성 종양이 신경 경로를 따라 자란다. 레이첼의 경우 척수를 따라, 그리고 모든 장기에 종양이 생겼으며 크기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동전 크기까지 다양하다.

입안에 생긴 종양으로 인한 통증 때문에 먹고 양치질 하기가 힘들어 2022년에는 입 속 종양 일부를 제거했다. 장에 종양이 자랐을 땐 2주 동안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약을 먹어야 했다. 어떤 날엔 발바닥에 있는 종양이 너무 아파 걸을 수도 없었다. 오른쪽 눈도 거의 볼 수 없지만, 시력을 완전히 잃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제거할 수 없어 그대로 둔 상태다.

종양은 예고 없이 나타나기도 하고, 며칠 전부터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등 전체, 머리와 얼굴, 뇌에도 종양이 있다. 매일 최대 7개의 진통제를 복용하는 그는 통증 때문에 일을 할 수도 없고 편히 잠을 자기도 어려우며, 낯선 사람들의 말 때문에 외출도 꺼린다. 암 위험이 높아져 햇볕에 나가지도 못하고, 매년 검사를 받아야 한다. 레이첼에 의하면 종양으로 인해 그가 암에 걸릴 확률은 60%다.

일곱 살인 그의 아들도 신경섬유종증 1형을 앓고 있다. 12년 전 대학 시절 만나 2016년 결혼한 남편 다니엘은 처음 레이첼의 종양에 대해 알게 됐을 때 남들처럼 반응하지 않았다. 레이첼은 "만난 지 한달쯤 됐을 때 다니엘이 얼굴의 혹에 대해 물어봤고, 내가 종양이라고 말했더니 직접 알아봤다"며 "그는 나를 항상 격려해주고 내가 부끄러워하지 않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레이첼의 가족 중에 신경섬유종증 1형에 걸린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는 유전자 변이가 자신에게서 시작해 아들에게 전해졌다고 생각한다. 그는 "아이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건 그들의 문제"라며 "아이는 카페오레반점과 혹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에 대해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린 괴물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전염도 되지 않는다. 우린 사람들이 친절하게 물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신에 종양 생기는 신경섬유종증 1형

신경섬유종증 1형은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조절하고 종양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NF-1라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6개 이상의 카페오레반점은 신경섬유종증 1형의 대표적 증상이다. 출생시에 나타나기도 하지만, 주로 생후 1~2세 이후 나타난다.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큰 반점도 있지만, 주근깨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기가 작은 경우도 있다. 사춘기 이전 직경이 0.5cm보다 큰 카페오레반점이 6개 이상 있거나, 사춘기 이후 직경이 1.5cm보다 큰 카페오레반점이 6개 이상 있을 경우 신경섬유종증 1형을 의심할 수 있다.

신경섬유종증 1형의 대표적인 증상인 신경섬유종(neurofibromas)은 신체 어디서나 나타날 수 있다. 몇 개의 신경섬유종이 생기기도 하지만, 수천 개가 생기기도 한다. 개수나 위치는 다른 증상과 관련이 없으며, 현재로서 신경섬유종이 증가하는 것을 예방하는 방법은 없다. 치료는 현재 나타나는 증상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게 된다.

지해미 기자 (pcraem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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